디맨드 젠
Demand Generation
개념
이미 해결책을 찾고 있는 사람을 데려오는 데서 나아가, 문제를 아직 인식하지 못한 사람에게 수요 자체를 만들어 내는 마케팅 활동입니다.
등장 배경
검색 광고로 고객을 모으던 방식에는 천장이 있습니다. 광고는 이미 검색창에 무언가를 입력한 사람 앞에만 뜹니다. 협업 문서 도구를 찾는 사람이 한 달에 3천 명이면, 광고비를 아무리 올려도 그 3천 명을 두고 경쟁사와 나눠 가질 뿐입니다. 예산을 두 배로 올렸는데 들어온 문의는 1.2배에 그치는 일이 그래서 생깁니다.
더 곤란한 쪽은 검색어 자체가 없는 경우입니다. 회의록이 팀원 열 명의 노트북에 흩어져 있어 매번 못 찾는 사람은 그 불편을 하루에도 몇 번씩 겪지만, 그것을 해결할 도구가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불편에 이름이 없으니 검색할 말도 없습니다. 이 사람은 광고에 잡히지 않고 검색 결과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디맨드 젠은 이 두 번째 사람을 겨냥해 나온 접근입니다. 수요가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 잡는 대신, 문제를 먼저 이야기해서 수요를 만들어 놓고 그 수요가 검색으로 나타날 때 받는 쪽으로 순서를 바꿉니다.
작동 방식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불편을 말로 만들어 퍼뜨리고,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자기 문제를 알아본 뒤 찾아 나설 때 우리가 먼저 눈에 띄게 하는 순서로 돌아갑니다.
- 문제에 이름을 붙입니다. "회의록이 흩어진다" 를 "결정이 어디서 났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 로 고쳐 부르면, 듣는 사람이 자기 팀에서 지난주에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이름이 붙는 순간 불편은 해결할 대상이 됩니다.
- 그 이야기를 사람들이 이미 모여 있는 곳에 풉니다. 검색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업계 커뮤니티, 링크드인 글, 웨비나, 팟캐스트처럼 대상 고객이 평소에 시간을 보내는 자리로 들고 갑니다. 아직 검색하지 않는 사람이 상대이므로 그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 연락처를 바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자료를 받으려면 이메일을 적게 하는 방식은 리드, 즉 연락처를 남긴 잠재 고객의 수를 당장 늘리지만, 이 단계에서는 읽는 사람의 수를 줄여 이야기가 퍼지는 속도를 떨어뜨립니다.
- 수요가 생겼는지는 다른 신호로 확인합니다. 회사 이름을 직접 검색해 들어오는 사람이 늘었는지, 영업 통화에서 "저희도 그 문제 있어요" 라는 말이 나오는 빈도가 늘었는지를 봅니다.
- 생긴 수요를 퍼널이 받습니다. 그때부터는 TOFU에서 시작하는 평소 흐름과 같습니다. 문제를 인식한 사람이 해결책을 비교하고, 후보를 좁히고, 결정합니다.
1번과 4번 사이에는 대개 몇 달이 걸립니다. 이번 달에 쓴 글을 읽은 사람이 넉 달 뒤 예산을 받고 나서야 검색창에 회사 이름을 칩니다. 이 시차 때문에 어트리뷰션이 어렵습니다. 전환의 공을 어느 접점에 돌릴지 정하는 방식인데, 마지막 접점만 보면 공이 전부 검색 광고로 갑니다.
쓰이는 곳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하고 계약 규모가 크며 검토 기간이 긴 제품에서 주로 씁니다. 결정까지 반년이 걸린다면 지금 심어 둔 이야기가 익을 시간이 있다는 뜻입니다.
- 카테고리가 새로운 제품. 비슷한 것이 없어 비교 대상이 없는 제품은 검색량 자체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제품을 알리기 전에 문제를 알리는 쪽이 먼저입니다.
- 검색 수요를 이미 다 먹은 경우. 관련 검색어에서 상위 노출을 확보했고 광고 단가도 올릴 만큼 올렸는데 더 늘릴 곳이 없는 상태입니다.
- 구매에 여러 사람이 관여하는 경우. 쓸 팀, 예산을 쥔 팀, 보안을 보는 팀이 각각 다른 이유로 반대할 수 있어서, 결정 자리에 앉는 사람들이 미리 같은 이야기를 들어 둔 편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맞지 않는 자리도 분명합니다. 검색량이 이미 충분하고 경쟁이 심하지 않은 카테고리라면 그 수요부터 가져오는 쪽이 훨씬 쌉니다. 3개월 안에 숫자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도 맞지 않습니다. 씨를 뿌리고 수확까지 기다리는 활동이라 분기 하나로는 자라지 않습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는 디맨드 젠에 예산의 30퍼센트를 씁니다. 리드 수로 평가하지 않기로 했어요."
성과가 늦게 나오는 활동이니 다른 잣대로 보자는 합의입니다.
"검색 광고는 이미 있는 수요를 가져오는 거예요. 없는 수요는 안 만들어 줍니다."
광고 예산을 더 넣어도 시장 자체는 커지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브랜드 검색량이 석 달째 늘고 있어요. 지난 분기 콘텐츠가 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회사 이름을 직접 검색하는 사람이 늘었으니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페이지덱에서 현우가 이 방식을 처음 꺼낸 것은 검색 광고 예산을 월 1,200만 원까지 올린 뒤였습니다. 지출은 계속 늘었는데 문의 수는 석 달째 제자리였습니다. 검색량을 세어 보니 관련 검색어를 다 합쳐도 월 4천 건이었고, 그중 상당수를 이미 가져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회의록이 흩어져 결정을 되짚지 못하는 상황을 주제로 글을 쓰고, 같은 이야기를 웨비나와 업계 뉴스레터에 실었습니다. 첫 두 달은 문의가 늘지 않았습니다. 넉 달째부터 회사 이름을 직접 검색해 들어오는 비중이 9퍼센트에서 21퍼센트로 올랐고, 수아가 통화에서 "그 글 봤습니다" 라는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규원이 이 예산을 계속 승인한 이유는 문의 수가 아니라 이 두 신호였습니다.
흔한 오해
리드 수로 성과를 재려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다른 마케팅 활동이 전부 그 숫자로 평가받으니 자연스러운 접근입니다. 하지만 이 활동은 연락처를 받는 대신 이야기를 퍼뜨리는 쪽을 택합니다. 자료에 이메일 입력 창을 걸면 리드는 늘지만 읽는 사람은 줄고, 그러면 문제를 알게 되는 사람의 수가 줄어 애초 목적이 뒤집힙니다. 리드 수로 평가하기 시작하면 팀은 몇 주 안에 자료마다 입력 창을 다시 달고, 반년 뒤에는 마케팅이 가능성 있다고 본 리드, 즉 MQL 숫자만 늘어난 채 시장은 그대로인 상태가 됩니다.
유료 광고를 쓰지 않는 방식이라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돈을 쓰지 않고 글로 퍼뜨린다는 인상 때문인데, 실제로는 광고를 많이 씁니다. 다만 쓰는 자리가 다릅니다. 지금 사려는 사람에게 제품 광고를 띄우는 대신, 아직 문제를 모르는 사람에게 문제를 다룬 글을 띄웁니다. 클릭당 비용은 비슷해도 그 클릭으로 무엇을 노리는지가 다릅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