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FU
Top of Funnel
단계
제품을 아직 모르거나 문제를 막 인식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퍼널의 가장 넓은 구간으로, 알리는 것까지가 목표입니다.
등장 배경
마케팅 성과를 숫자 하나로 관리하던 시절에는 모든 활동이 같은 것을 요구받았습니다. 광고든 블로그 글이든 행사든 가입을 몇 건 만들었느냐로 평가되니, 담당자는 어느 자리에서든 가입을 요구하는 문구를 붙였습니다.
그래서 어긋난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회의록 정리 방법을 검색해 들어온 사람이 읽고 있는 글 끝에 지금 결제하라는 버튼이 붙습니다. 이 사람은 문서 도구가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방금 알았는데 결제를 요구받은 겁니다. 반대쪽도 있었습니다. 두 달째 세 제품을 비교하며 가격표를 뒤지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제품이 있습니다 하는 소개 메일이 또 갑니다. 두 경우 모두 보낸 쪽은 열심히 일했고 받은 쪽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마케팅 퍼널은 모르던 사람이 돈을 내기까지 지나는 길을 구간으로 갈라 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구간마다 할 말과 재는 값이 다르다고 못 박은 겁니다. TOFU 는 그 맨 위 구간의 이름이고, 아래로 MOFU 와 BOFU 가 이어집니다. 위쪽이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에서 깔때기라는 이름이 왔습니다.
구간의 특징
사람 수는 가장 많고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는 비율은 가장 낮습니다. 한 달에 1만 명이 글을 읽고 그중 400명이 연락처를 남기고 60명이 제품을 써 보는 식이라, 숫자만 보면 늘 실패처럼 보이는 구간입니다.
- 검색하는 말이 제품 이름이 아니라 문제 이름입니다. 회의록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이 구간의 질문이고, 특정 제품의 가격이 얼마냐는 맨 아래 구간의 질문입니다. 이 구간의 사람은 아직 후보 목록을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 재는 값이 다릅니다. 광고를 본 사람 수인 도달, 화면에 보인 횟수인 노출, 제품 이름을 알고 떠올리는 정도인 브랜드 인지도를 씁니다. 여기서 매출을 재면 늘 0에 가깝게 나옵니다.
- 주로 쓰는 경로가 정해져 있습니다. 검색 결과에 걸리도록 사이트와 글을 다듬는 검색 엔진 최적화와 읽을 가치가 있는 글로 사람을 데려오는 콘텐츠 마케팅이 이 구간의 주력입니다.
- 성과가 늦게 나옵니다. 글 한 편이 검색 결과 앞쪽에 자리 잡기까지 넉 달에서 반년이 걸립니다. 대신 한 번 자리 잡으면 광고와 달리 끄지 않아도 계속 사람을 데려옵니다.
그래서 이 구간은 분기 단위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3개월 안에 결과를 요구하면 담당자는 검색량이 큰 주제로 글을 쓰게 되고, 조회 수는 오르지만 제품과 관계없는 사람이 들어옵니다.
다음 구간의 조건
다음 구간으로 넘어갔다고 판정하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이 사람이 다시 돌아왔는지입니다.
넘어감을 확인하는 신호는 셋입니다. 연락처를 남긴 경우, 같은 사람이 두 번째 글을 읽은 경우, 요금제나 기능 소개 페이지를 본 경우입니다. 연락처를 남긴 사람은 리드라고 부르고, 이름과 메일을 받는 대가로 자료나 혜택을 주는 장치를 리드 마그넷이라고 합니다. 회의록 정리 서식 묶음을 내려받게 하면서 메일 주소를 받는 것이 그런 경우입니다.
여기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넘어가는 문턱을 너무 높게 잡는 것입니다. 문제를 막 인식한 사람에게 데모 신청을 요구하면 대부분 나갑니다. 아직 무엇을 물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30분 통화를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문턱은 서식 하나 내려받기나 뉴스레터 구독처럼 5초 안에 끝나는 것으로 둡니다.
넘어가지 않은 사람을 억지로 끌어내리지 않는다는 원칙도 같이 갑니다. 1만 명 중 9,600명은 이번 달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중 상당수는 반년 뒤에 돌아옵니다. 이 구간의 일은 그때 떠오를 이름을 만들어 두는 것까지입니다.
실무 용례
"이 글은 TOFU 용이라 가격 이야기를 넣지 않았습니다."
읽는 사람이 아직 구매를 검토하는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TOFU 조회 수는 세 배가 됐는데 리드는 그대로예요. 주제가 어긋난 것 같습니다."
들어온 사람이 우리 문제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문제 제기입니다.
"이 캠페인은 TOFU 니까 가입 수로 평가하지 마세요."
구간에 맞는 지표로 봐야 한다는 요청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현우가 회의록 정리 방법을 다루는 글 여덟 편으로 이 구간을 채웠습니다. 넉 달 뒤 월 방문이 1만 2천 명까지 올랐고, 글 아래에 회의록 서식 묶음을 내려받는 버튼을 달아 한 달에 380명의 메일 주소를 받았습니다.
규원이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물은 것은 매출이었습니다. 380명 중 그달에 결제한 사람은 6명이었고, 그 자리에서는 이 활동을 접자는 말이 나왔습니다. 현우가 내놓은 근거는 시간이었습니다. 반년 전 글로 들어온 사람의 결제 비율을 따로 세어 보니 첫 달 1.5퍼센트에서 여섯 달 누적 9퍼센트로 올라 있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이 구간을 그달 결제가 아니라 누적으로 봅니다.
흔한 오해
방문자가 많으면 이 구간이 잘 돌아가는 것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숫자가 가장 크게 움직이는 자리라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이 구간에서 늘려야 할 것은 사람 수가 아니라 우리 문제를 가진 사람의 수입니다. 검색량이 큰 일반적인 주제로 글을 쓰면 방문이 10만까지 오르면서 연락처를 남기는 사람은 그대로인 상태가 됩니다. 조회 수와 리드 수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 어긋남이 바로 드러납니다.
이 구간에 매출을 요구하는 것도 흔합니다. 회사 안의 모든 활동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되니 자연스럽게 나오는 요구입니다. 하지만 성과가 넉 달에서 반년 뒤에 나오는 활동을 분기로 평가하면 항상 실패로 기록되고, 대개 6개월째에 예산이 끊깁니다. 끊는 순간 그동안 쌓은 글은 남지만 새로 쌓일 것이 없어져, 1년 뒤에는 유료 광고를 끄면 유입이 0이 되는 상태로 돌아갑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