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담당자
Finance Manager
역할
회사의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관리하고 매달 장부를 닫는 역할로,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뽑는 재무 인력입니다.
등장 배경
구성원이 열 명 남짓인 회사에서는 돈을 따로 맡는 사람이 없습니다. 대표가 법인 카드를 들고 있고, 세금 신고는 외부 회계 사무소가 맡고, 입금이 들어왔는지는 대표가 은행 앱을 열어 확인합니다. 이 상태로도 한동안은 굴러갑니다.
어긋나기 시작하는 지점은 대개 비슷합니다. 카드 명세서에 찍힌 결제 30건 중 절반이 무엇이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걸 맞추느라 대표가 월말마다 반나절을 씁니다. 계약은 했는데 세금계산서를 안 보내 입금이 두 달 밀린 고객이 생기고, 그 사실은 통장을 보다가 우연히 발견됩니다. 그러다 투자사가 지난 6개월 월별 매출과 비용을 정리해 달라고 하면 그 자료를 만드는 데 2주가 걸립니다.
공통점은 아무도 이 일을 틀린 게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각자 자기 일을 했는데 돈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보는 사람이 없었을 뿐입니다. 재무 담당자는 그 자리를 맡으려고 생긴 역할입니다. 밖에 맡긴 회계와 안에서 벌어지는 지출 사이를 잇고, 통장과 장부가 같은 숫자를 가리키게 만듭니다.
하루 업무
하루는 잔고 확인으로 시작합니다. 전날 들어온 입금과 나간 출금을 장부와 맞춰 보고, 예정에 없던 항목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추적합니다.
- 지출 결재를 봅니다. 각 팀에서 올라온 구매 요청과 법인 카드 사용 내역을 예산 항목에 맞춰 확인하고, 증빙이 빠진 건은 되돌려 보냅니다. 이 단계에서 걸러 두지 않으면 월말에 서른 건을 한꺼번에 뒤져야 합니다.
- 들어올 돈을 챙깁니다. 이번 주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는 계약을 확인해 보내고, 입금 기한이 지난 곳에 연락합니다. 고객마다 다른 요금제와 결제일을 다루는 청구·정산 업무와 맞닿는 자리입니다.
- 나갈 돈의 일정을 잡습니다. 급여, 4대 보험, 임대료, 구독 중인 도구 비용처럼 날짜가 정해진 지출을 달력에 올려 두고 그 날짜에 잔고가 충분한지 미리 봅니다.
- 월 마감을 닫습니다. 한 달치 거래를 분류해 회계 사무소에 넘기고, 넘어온 결과를 받아 회사의 숫자로 정리합니다. 이 결과가 재무제표, 즉 번 돈과 가진 것과 현금의 움직임을 각각 한 장으로 정리한 표가 됩니다.
- 남은 시간을 셉니다. 매달 얼마가 빠져나가는지, 지금 속도면 잔고가 몇 달 뒤 바닥나는지를 봅니다. 이 자금 관리가 이 역할이 대표에게 가장 자주 전달하는 숫자입니다.
분기와 연 단위로 붙는 일도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 준비, 법인세 결산, 투자 검토가 시작되면 상대가 요구하는 자료를 맞춰 내는 일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이 역할은 혼자 완결되지 않고 거의 모든 팀과 매달 한 번씩은 부딪힙니다.
- 대표 또는 최고 재무 책임자. 정리한 숫자를 가장 먼저 받는 사람입니다. 채용을 몇 명까지 늘릴 수 있는지, 투자 유치를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같은 판단이 여기서 나오고, 그 판단의 재료가 이 역할이 만든 표입니다.
- 외부 회계 사무소 또는 사내 회계 담당자. 매달 거래 자료를 넘기고 정리된 장부를 받습니다. 분류가 애매한 거래를 놓고 가장 자주 이야기하는 상대입니다.
- 각 팀 리더. 예산을 넘긴 지출, 증빙이 없는 결제, 갑자기 늘어난 도구 구독료를 확인합니다. 이 대화가 잦으면 서로 피곤해지므로 대개 팀별 한도를 미리 정해 두고 넘는 것만 봅니다.
- 세일즈와 고객 성공. 계약 조건과 입금이 이어지는 자리입니다. 결제일을 바꾸거나 할인 조건을 붙인 계약은 청구서 모양이 달라지므로 계약 전에 알아야 합니다.
- 인사. 급여 계산과 입퇴사에 따른 정산, 사람이 늘어날 때의 인건비 계획을 함께 봅니다.
- 은행과 투자사. 대출 조건을 확인하고, 투자 검토가 시작되면 요청 자료를 준비합니다.
실무 용례
"이번 달 나갈 돈이 커서 25일 전에는 결제를 미뤄 주셔야 합니다."
잔고 일정상 특정 날짜 전에 큰 지출이 겹치면 안 된다는 요청입니다.
"그 계약 세금계산서 아직 안 나갔어요. 계약서 사본만 주시면 오늘 발행할게요."
받을 돈이 청구 단계에서 멈춰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금 속도면 잔고가 여덟 달 남습니다."
매달 나가는 돈과 현재 잔고로 계산한 남은 시간을 알리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은 구성원이 서른 명을 넘기면서 이 자리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그전까지는 규원이 직접 통장을 보고 있었는데, 고객이 200곳을 넘어가자 어느 곳이 돈을 냈는지 세는 일만으로 하루가 갔습니다. 담당자가 들어오고 두 달 만에 드러난 것은 결제 실패를 방치한 계정이 열일곱 곳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매달 빠져나간 금액이 900만 원이었고 아무도 세고 있지 않았습니다.
수아는 계약 조건을 정하기 전에 이 담당자와 먼저 이야기합니다. 연 단위 선결제에 10퍼센트를 깎아 주겠다는 제안이 통장에는 좋은 소식이지만 매출로 잡히는 방식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월에 1,200만 원을 통째로 받아도 1월 매출은 100만 원이고 나머지는 아직 제공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한 빚으로 적힙니다.
흔한 오해
돈을 아끼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실제로 지출 결재를 되돌려 보내고 예산을 넘겼다고 알리는 일을 하니 그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 역할이 지키는 것은 총액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입니다. 쓰기로 정한 곳에 정한 만큼 나가고 그것이 표에 제때 남는 상태를 만드는 일입니다. 아끼는 사람으로만 대하면 팀은 결재를 피해 개인 카드로 결제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그러면 이 역할이 만드는 숫자가 실제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월 마감을 단순 입력 작업으로 보는 오해도 있습니다. 영수증을 분류해 넘기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걸리는 것은 분류가 아니라 판단입니다. 이 지출을 이번 달로 잡을지 다음 달로 잡을지, 연간 계약으로 받은 돈을 몇 달에 나눠 매출로 적을지가 매달 결정되고, 그 결정이 쌓여 투자 검토에서 보게 될 숫자가 됩니다. 입력으로 취급해 미루면 여섯 달 뒤 한꺼번에 되돌려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맡는가 | 재무 담당자와의 차이 |
|---|---|---|
| 최고 재무 책임자 | 재무 전반의 결정 | 숫자를 만들기보다 그 숫자로 무엇을 할지 정하는 경영진 자리입니다. 재무 담당자가 올린 표를 받아 채용 규모와 투자 시점을 판단합니다 |
| 회계 담당자 | 장부와 세무 | 규칙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 해석의 여지가 가장 적습니다. 거래를 정해진 방식으로 기록하는 쪽이고, 재무 담당자는 그 기록과 실제 통장을 맞추고 앞으로 나갈 돈을 함께 봅니다 |
| FP&A | 계획과 실적 분석 | 앞으로 열두 달의 매출과 비용을 표로 짜고 실제와 얼마나 벌어졌는지 봅니다. 지나간 숫자를 닫는 쪽이 재무 담당자라면 이쪽은 아직 오지 않은 숫자를 다룹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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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