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A
Financial Planning and Analysis
역할
앞으로의 매출과 비용 계획을 짜고 실제 결과가 그 계획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따져 경영 판단에 대는 재무 기능입니다.
등장 배경
회사가 작을 때 재무 질문은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지금 통장에 얼마 있어요?" 잔고를 보고 이번 달을 버틸 수 있는지 판단하고 끝났습니다.
사람이 늘면서 이 질문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 결정이 늘어납니다. 개발자를 다섯 명 더 뽑자는 요청과 그럴 여유가 없다는 반대가 붙었을 때, 양쪽 다 근거가 잔고 하나뿐이면 결국 목소리가 큰 쪽이 이깁니다. 회계가 닫아 주는 월 마감 숫자는 지난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려 주지, 다섯 명을 더 뽑으면 여덟 달 뒤에 어떻게 되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계획을 한 번 세워 두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연초에 만든 표는 3월이면 이미 현실과 멀어져 있고, 아무도 그 표를 다시 열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필요한 것은 앞으로의 숫자를 만드는 일과, 그 숫자가 틀렸을 때 왜 틀렸는지 매달 확인해 다시 맞추는 일이 한 사람 손에 붙어 있는 상태입니다. FP&A 는 그 자리에 붙은 이름입니다.
하루 업무
한 달을 주기로 도는 일과, 그 사이에 수시로 들어오는 질문에 답하는 일이 반반입니다. 주기 쪽부터 보면 대개 이런 순서로 돕니다.
- 월초에 지난달 실제 숫자를 받습니다. 회계가 장부를 닫아 주면 그때부터 시작이라, 마감이 늦어지면 이쪽 일정이 통째로 밀립니다.
- 계획과 실제를 항목별로 나란히 놓고 차이를 냅니다. 마케팅 비용을 3,000만 원으로 잡았는데 4,200만 원이 나갔으면 1,200만 원이 차이입니다.
- 차이가 큰 항목마다 담당 팀에 이유를 묻습니다. 여기가 실제로 시간이 가장 많이 드는 단계입니다. 숫자만 보면 초과 지출인데 물어보면 다음 달 예정이던 광고를 당겨 집행한 것일 때가 많고, 그러면 이번 달 초과가 아니라 다음 달이 그만큼 빈다는 뜻입니다.
- 알아낸 것을 반영해 앞으로 열두 달 표를 다시 계산합니다. 재무 전망은 한 번 만들고 끝나는 문서가 아니라 매달 덧칠되는 표입니다.
- 바뀐 표에서 나오는 결론을 한 장으로 정리합니다. 현금이 매달 얼마씩 줄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번레이트와, 그 속도로 잔고가 몇 달 버티는지를 나타내는 런웨이가 거의 항상 이 장에 들어갑니다.
수시로 들어오는 질문은 대부분 "이걸 하면 어떻게 되나요" 꼴입니다. 시니어 개발자를 두 명 더 뽑으면 런웨이가 몇 달 줄어드는지, 연 결제 할인을 20퍼센트로 올리면 올해 들어올 현금이 얼마나 앞당겨지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답하는 방식은 같습니다. 이미 만들어 둔 표에서 그 항목만 바꿔 보고 끝자락 숫자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그래서 평소에 표를 손질해 두는 일이 곧 질문에 빨리 답하는 준비가 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숫자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모아 오는 사람이라, 혼자 앉아 하는 일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회사 대부분의 팀과 한 달에 한 번씩 마주 앉습니다.
최고 재무 책임자에게 보고합니다. 조직이 작으면 대표에게 바로 붙기도 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표가 채용 규모나 투자 유치 시점을 정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숫자를 만드는 쪽과 그 숫자로 결정하는 쪽이 붙어 있습니다.
회계 담당자에게서 지난달 확정 숫자를 받습니다. 흐름은 한쪽으로만 갑니다. 회계가 닫은 숫자는 바꾸지 않고 그대로 씁니다. 대신 계정 분류가 실제 업무와 안 맞으면 바꿔 달라고 요청합니다. 광고비와 행사비가 한 계정에 섞여 있으면 차이를 내도 원인을 짚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각 팀 리더가 사실상 공동 작성자입니다. 예산의 주인은 각 팀이고,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도 그 팀뿐입니다. 세일즈와는 특히 자주 붙습니다. 진행 중인 계약 목록이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의 재료라서, 그 목록이 낙관적으로 적혀 있으면 표 전체가 같이 낙관적으로 기울어집니다.
인사와는 인원 계획을 두고 맞춥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인건비가 비용의 절반을 넘기 때문에, 몇 명을 언제 뽑느냐를 뜻하는 헤드카운트 계획이 곧 비용 계획입니다. 이사회 자료를 만들 때는 SaaS 재무 지표 쪽 숫자까지 같이 붙습니다.
실무 용례
"FP&A 쪽에 물어보고 답 드릴게요. 이번 분기 예산에 여유가 있는지 봐야 해서요."
쓸 수 있는 돈이 남았는지는 계획 표를 보는 사람만 안다는 뜻입니다.
"이번 달 마케팅이 계획 대비 40퍼센트 초과인데 이유가 뭔가요?"
차이를 내고 담당 팀에 이유를 묻는 월간 절차가 돌아가는 장면입니다.
"두 명 더 뽑으면 런웨이가 두 달 줄어요. 그래도 하시겠어요?"
결정 자체를 대신하지 않고 대가만 숫자로 보여 주는 답변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규원이 분기마다 세 가지 안을 놓고 회의를 엽니다. 지금 속도를 유지하는 안, 개발을 다섯 명 늘리는 안, 영업을 세 명 늘리는 안입니다. 각 안마다 열두 달 뒤 잔고와 런웨이가 얼마가 되는지 한 줄로 붙어 있고, 회의는 그 세 줄을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수아는 이 자리에서 매번 같은 지적을 받습니다. 진행 중인 계약 목록에 성사 확률이 높게 적혀 있어서입니다. 지난 네 분기 동안 실제로 성사된 비율이 3할이었다면 표에는 그 비율이 적용되고, 수아가 그보다 높게 잡고 싶으면 근거를 따로 대야 합니다. 과거 기록으로 미래 표를 눌러 주는 이 다툼이 FP&A 가 회사 안에서 가장 자주 겪는 마찰입니다.
흔한 오해
전망을 맞히는 사람으로 읽는 오해가 가장 흔합니다. 미래 숫자를 만드는 일이니 잘하면 맞고 못하면 틀린다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에서 열두 달 뒤 매출을 오차 없이 맞히는 일은 애초에 가능하지 않고, 맞히는 것이 목적이었던 적도 없습니다. 이 일이 하는 것은 틀린 폭을 빨리 발견해 이유를 찾고 다음 표를 고치는 순환입니다. 맞히는 것을 성과로 걸어 두면 안전하게 낮춰 잡은 계획이 올라오고, 그렇게 만든 표로는 채용을 몇 명까지 해도 되는지 같은 결정을 아무것도 못 합니다.
엑셀을 잘 다루는 회계 인력으로 읽는 것도 비슷하게 흔합니다. 실제로 하루의 절반은 표를 만지는 일이 맞습니다. 다만 3번 단계에서 팀마다 붙어 이유를 캐묻는 부분을 빼면 남는 표는 숫자가 맞기만 한 종이입니다. 숫자보다 그 숫자가 왜 그렇게 나왔는지를 아는 쪽이 이 자리의 값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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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