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머니
Pre-money Valuation
지표
투자금이 들어오기 전 회사가 지금 가진 것만으로 매긴 기업가치로, 투자 협상에서 실제로 흥정되는 숫자입니다.
등장 배경
투자 조건을 이야기할 때 오래도록 값은 하나였습니다. 얼마로 투자를 받는다는 말에 모두가 같은 숫자를 적었습니다. 문제는 회사의 값이 투자금을 받는 순간 딱 그만큼 커진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협상 테이블에서 두 사람이 다른 값을 놓고 같은 말을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투자자는 자기 돈이 들어간 뒤의 값으로 지분을 계산하고, 대표는 그 돈이 들어오기 전 값을 말했습니다. 같은 150억을 두고 한쪽은 지분 20퍼센트를, 다른 쪽은 16.7퍼센트를 그렸습니다.
프리 머니는 이 둘 중 앞쪽에 붙인 이름입니다. 투자금을 빼고 지금 이 회사가 가진 것만으로 매긴 값입니다. 흥정이 실제로 벌어지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투자 금액은 회사가 필요한 만큼으로 대체로 먼저 정해지고, 남는 변수가 프리 머니여서 그 값을 두고 몇 주씩 오갑니다. 계산의 결과인 포스트 머니는 그 뒤에 더하기 하나로 따라옵니다.
계산 방법
프리 머니는 뺄셈으로 확인하고 평가 방법으로 만들어 냅니다. 포스트 머니에서 이번 투자금을 빼면 프리 머니입니다. 프리 머니 120억 원인 회사가 30억 원을 받으면 포스트 머니는 150억 원이고, 투자자 지분은 30억을 150억으로 나눈 20퍼센트입니다.
문제는 그 120억이라는 값이 어디서 나오느냐입니다. 만들어 내는 방법은 셋입니다.
- 유사 기업 비교입니다. 사업 모델과 단계가 비슷한 회사가 최근 얼마에 거래됐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초기 회사는 안에 쓸 만한 숫자가 적어 밖의 거래가 유일한 단서가 됩니다.
- 멀티플입니다. 매출에 배수를 곱합니다. 구독 사업에서는 연 반복 매출이 기준이고, 20억 원에 배수 6을 곱하면 120억 원입니다. 배수는 고정값이 아니라 성장 속도와 고객이 떠나는 비율에 따라 움직입니다.
- 현금흐름 할인법입니다.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을 예상해 지금 가치로 당겨 더합니다. 5년 뒤 매출 예측이 두 배 틀리면 결과도 두 배 흔들려 초기 회사에서는 가장 덜 쓰입니다.
셋 중 하나만 들고 가지 않습니다. 세 방법을 함께 돌려 구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흥정합니다. 비교가 90억, 멀티플이 120억, 할인법이 160억을 가리키면 논의는 90억에서 160억 사이에서 벌어집니다.
스톡옵션으로 쓸 주식을 미리 떼어 두는 몫을 프리 머니 안에 넣기로 하면, 같은 숫자에 합의했어도 기존 주주만 더 희석됩니다. 120억에 합의하고 그 안에 10퍼센트를 옵션 몫으로 넣으면 기존 주주가 체감하는 값은 120억이 아니라 108억에 가깝습니다. 옵션 몫을 프리에 넣을지 포스트에 넣을지는 금액만큼 중요한 조건입니다.
좋은 수준의 기준
높은 값이 좋은 값은 아닙니다. 프리 머니는 앞으로 지켜야 할 약속의 크기이기도 해서, 세 가지를 함께 놓고 봅니다.
첫째는 필요한 자금과의 관계입니다. 프리 머니와 투자 금액이 정해지면 내주는 지분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초기 라운드에서 15~25퍼센트가 통상인데, 30억이 필요한 회사가 프리 머니 60억에 합의하면 33퍼센트를 내줘야 합니다. 그 상태로 두 번 더 받으면 창업자 몫이 절반 아래로 내려갑니다.
둘째는 매출에 대한 배수입니다. 합의된 프리 머니를 연 반복 매출로 나눠 보면 이 회사가 몇 배를 받았는지가 나옵니다. 연 반복 매출 20억 원에 프리 머니 120억 원이면 6배입니다. 매출이 아직 없는 단계라면 이 계산이 성립하지 않고, 그때는 팀과 시장 크기가 근거를 대신합니다.
셋째는 다음 라운드를 넘길 수 있는지입니다. 이번 값은 다음 협상의 출발선으로 남습니다. 프리 머니 120억에 받은 회사가 18개월 뒤에 그보다 훨씬 높은 값으로 받지 못하면 다운 라운드, 곧 이전보다 낮은 값으로 받는 상황이 됩니다. 그때는 기존 투자자를 보정해 주는 조건이 작동해 지분이 한 번 더 줄어듭니다.
실무 용례
"프리 120억에 30억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머니는 150억이고 투자자 지분은 20퍼센트라는 뜻입니다.
"프리는 받아들일 수 있는데 옵션 풀을 프리에 넣는 조건이면 다시 봐야 합니다."
합의한 금액은 같아도 기존 주주가 더 희석되니 조건을 바꾸자는 말입니다.
"매출이 아직 없어서 프리 머니를 매출 배수로는 못 잡습니다."
근거를 팀과 시장에서 찾아야 하는 단계라는 설명입니다.
페이지덱이 시리즈 A를 받을 때 규원과 투자자가 가장 오래 붙들었던 숫자가 이 값이었습니다. 필요한 금액은 18개월치 비용을 계산해 30억 원으로 일찍 정해졌고, 그 뒤 몇 주는 프리 머니를 두고 오갔습니다. 투자자는 국내 거래 다섯 건을 근거로 90억을 제시했고, 규원은 지난 1년 매출이 세 배 늘었다는 기록과 이탈률을 들어 130억을 불렀습니다.
합의는 120억에서 났습니다. 130억을 받아 내면 지분은 덜 내주지만 18개월 뒤에 만들어야 할 값도 그만큼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흔한 오해
프리 머니를 회사의 객관적인 값어치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세 가지 평가 방법을 거쳐 나온 숫자라고 하면 계산으로 확정된 값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앞서 본 대로 세 방법은 각각 다른 값을 내놓고, 초기 회사에서 그 폭은 두 배에 가깝습니다. 최종 숫자를 정하는 것은 계산이 아니라 흥정이고, 그 흥정에서 힘을 주는 것은 투자자가 몇 곳 더 있는지, 통장에 몇 달이 남았는지입니다. 남은 자금이 두 달뿐인 회사와 여섯 달 남은 회사는 같은 지표를 들고 가도 다른 값에 합의합니다.
투자 금액을 먼저 늘리고 프리 머니는 나중에 맞추면 된다고 보는 것도 오해입니다. 필요한 돈이 커도 값을 높게 받으면 지분은 지킬 수 있으니 따로 다뤄도 된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두 숫자는 지분율이라는 하나의 결과로 묶여 있습니다. 필요한 금액을 20억에서 40억으로 올리면 같은 프리 머니에서 내주는 지분이 14퍼센트에서 25퍼센트로 뜁니다. 자금 계획을 넉넉하게 잡는 것과 지분을 지키는 것은 맞바꾸는 관계라, 얼마가 필요한지를 먼저 정확히 세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언제를 기준으로 잰 값인가 | 프리 머니와의 차이 |
|---|---|---|
| 포스트 머니 | 투자금이 들어온 뒤 | 이번 투자금만큼 큽니다. 흥정은 프리로 하지만 지분율 계산은 포스트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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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