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머니
Post-money Valuation
지표
투자금이 통장에 들어온 뒤의 기업가치로, 투자자가 이번 라운드에서 몇 퍼센트를 갖는지가 이 값으로 정해집니다.
등장 배경
투자 협상에서 밸류라는 말은 오래도록 한 단어로 쓰였습니다. 대표가 "150억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면 듣는 쪽도 150억을 적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값은 투자금이 들어오는 순간 그만큼 커집니다. 두 값 중 어느 쪽을 150억이라고 불렀는지에 따라 계약서의 숫자가 달라집니다.
그 차이가 가장 아프게 드러나는 자리는 지분율입니다. 프리 머니 150억으로 알아들은 투자자는 자기 몫을 30억 나누기 180억, 곧 16.7퍼센트로 계산합니다. 포스트 머니 150억으로 알아들었다면 30억 나누기 150억으로 20퍼센트입니다. 같은 문장을 다르게 이해한 대가가 3퍼센트포인트가 넘습니다. 텀시트에 도장을 찍기 직전에 이 차이가 드러나 협상이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값에 각각 이름이 붙었습니다. 프리 머니는 투자금이 들어오기 전의 값이고 포스트 머니는 들어온 뒤의 값입니다. 지금은 숫자를 말할 때 어느 쪽인지를 함께 밝힙니다. 그중 계약에서 실제로 쓰이는 값은 포스트 머니입니다. 지분율이 이 값으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계산 방법
프리 머니에 이번에 받은 투자금을 더하면 포스트 머니입니다. 더하기 하나로 끝나고, 어려운 부분은 계산이 아니라 그다음 세 줄입니다.
- 프리 머니를 정합니다. 회사가 지금 가진 것만으로 매긴 값이라 협상에서 먼저 오르내리는 숫자입니다.
- 투자금을 더합니다. 프리 머니 120억 원인 회사가 30억 원을 받으면 포스트 머니는 150억 원입니다.
- 투자자 지분율은 투자금을 포스트 머니로 나눈 값입니다. 30억을 150억으로 나누면 20퍼센트입니다.
- 기존 주주 지분율은 프리 머니를 포스트 머니로 나눈 값입니다. 120억을 150억으로 나눈 80퍼센트입니다. 몫이 100에서 80으로 내려가는 것을 지분 희석이라고 부릅니다.
실제 계약에서는 금액이 아니라 주식 수로 적습니다. 발행할 신주 수를 정해 주주명부에 올리는데, 주주명부는 누가 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정리한 표입니다. 그 표에서 새 주식을 더한 뒤의 비율이 앞서 계산한 지분율과 맞아야 합니다.
두 자리에서 숫자가 어긋납니다. 하나는 스톡옵션으로 쓸 주식을 미리 떼어 두는 몫입니다. 이 몫을 프리 머니 안에 넣기로 하면 그만큼 기존 주주만 더 희석되어, 20퍼센트였던 희석이 25퍼센트가 되기도 합니다. 다른 하나는 앞서 받은 SAFE나 전환사채입니다. 기업가치를 정하지 않고 받았던 돈이 이번 라운드에서 주식으로 바뀌며 총 주식 수를 늘리므로, 그것까지 넣어야 실제 지분율이 나옵니다.
좋은 수준의 기준
숫자가 클수록 좋은 값이 아닙니다. 포스트 머니는 이번 거래의 가격이고, 가격은 그에 맞는 기대를 함께 데려옵니다. 그래서 세 가지를 같이 봅니다.
첫째는 이번에 내주는 지분율입니다. 초기 라운드에서는 15~25퍼센트 선이 통상입니다. 필요한 자금이 30억 원인데 프리 머니가 60억 원으로 합의되면 지분을 33퍼센트 내줘야 하고, 그 상태로 두 번 더 투자를 받으면 창업자 몫이 절반 아래로 내려갑니다.
둘째는 매출에 대한 배수입니다. 멀티플은 매출이나 이익에 배수를 곱해 가치를 매기는 방식인데, 반대로 합의된 값을 매출로 나누면 지금 이 회사가 몇 배를 받았는지가 나옵니다. 연 반복 매출 30억 원에 포스트 머니 150억 원이면 5배입니다. 같은 단계 회사들의 배수와 견줘 보면 이 가격이 후한지 짠지 가늠이 됩니다.
셋째는 다음 라운드를 넘길 수 있는지입니다. 이번 값은 다음 협상의 출발선이 됩니다. 포스트 머니 150억으로 받은 회사가 18개월 뒤에 450억 이상으로 받으려면 그 기간에 매출이 세 배 가까이 늘어야 합니다. 그것이 어려워 보이면 지금 값을 올려 받는 쪽보다 낮게 받고 여유를 두는 쪽이 낫습니다. 이전보다 낮은 값으로 받는 다운 라운드는 희석보다 훨씬 무거운 일을 데려옵니다.
실무 용례
"150억이라고 하신 게 프리인가요 포스트인가요?"
지분율이 달라지니 계산 전에 어느 쪽인지 확정하자는 말입니다.
"포스트 150억에 30억이니까 이번 라운드 희석은 20퍼센트입니다."
기존 주주 몫이 100에서 80으로 내려간다는 뜻입니다.
"옵션 풀을 프리에 넣으면 우리 희석이 25퍼센트로 올라갑니다."
스톡옵션용 주식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같은 거래에서도 결과가 달라진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이 시리즈 A를 받을 때 규원이 협상 내내 붙들고 있던 것이 주주명부 사본이었습니다. 투자자가 부르는 값이 오르내릴 때마다 그 표에 숫자를 넣어 보고, 두 값을 바꿔 가며 창업자와 초기 직원의 몫이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확인했습니다. 합의된 값은 텀시트에 한 줄로 적히는데 거기 남는 것은 포스트 머니입니다.
흔한 오해
포스트 머니를 회사의 실제 값어치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기업가치라는 말이 붙어 있으니 그 금액에 회사가 팔릴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그러나 이 값은 한 투자자가 소수 지분을 사면서 매긴 가격에 총 주식 수를 곱해 만든 숫자입니다. 게다가 투자자가 받는 주식은 대개 우선주여서 회사를 팔 때 원금을 먼저 회수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포스트 머니 150억인 회사가 100억에 팔리면 투자자가 30억을 먼저 받고 나머지를 나누므로, 보통주를 가진 창업자와 직원의 몫은 지분율로 계산한 값보다 작아집니다.
값이 높을수록 잘한 협상이라고 보는 오해도 흔합니다. 같은 돈을 받으면서 지분을 덜 내주니 이득처럼 보이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값은 다음 라운드의 기준선으로 남습니다. 무리해서 올려 받은 회사가 다음 협상에서 그 값을 넘기지 못하면 다운 라운드로 가는데, 그때는 기존 투자자의 지분을 보정해 주는 조건이 작동해 창업자 몫이 한 번 더 줄고, 채용과 다음 투자 유치에서도 설명할 것이 늘어납니다. 지금 받을 수 있는 최대값과 다음 단계까지 감당할 수 있는 값은 다른 숫자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언제를 기준으로 잰 값인가 | 포스트 머니와의 차이 |
|---|---|---|
| 프리 머니 | 투자금이 들어오기 전 | 이번 투자금만큼 작습니다. 협상에서 먼저 오르내리지만 지분율 계산은 포스트 머니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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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