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우선순위

Strategic Priority

개념

이번 기간에 사람과 예산을 몰아줄 과제 두세 개를 골라 나머지는 하지 않기로 정하는 선택입니다.

등장 배경

회사가 스무 명을 넘어가면 계획 회의의 모양이 바뀝니다. 팀마다 자기 자리에서 타당한 제안을 들고 오는데, 그 제안들을 한 장에 모으면 감당할 수 없는 양이 됩니다. 마케팅이 넷, 엔지니어링이 넷, 세일즈가 넷을 올려 열두 개가 되고, 어느 것도 반대할 이유가 없어서 전부 승인됩니다.

석 달 뒤의 결과는 늘 비슷합니다. 열두 개가 모두 70퍼센트쯤 진행된 상태로 놓여 있고 끝난 것은 없습니다. 사람이 게을렀던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세 과제에 걸쳐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의에서 누군가 진행 상황을 물으면 열두 줄의 보고가 올라오는데, 그 열두 줄을 다 읽어도 회사가 이번 분기에 무엇을 이뤘는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원인은 우선순위 결정을 순서 붙이기로만 이해한 데 있었습니다. 1번부터 12번까지 번호를 매기면 정리된 느낌이 들지만 버린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12번도 언젠가는 한다는 뜻이고, 실무에서는 그 언젠가가 이번 분기입니다. 전략 우선순위는 이 지점을 고쳐 쓴 개념입니다. 고른 것만 적지 않고 하지 않을 것을 함께 적어, 비전이 가리키는 방향 가운데 이번 기간에 손댈 구간을 좁히는 일입니다.

작동 방식

만드는 순서는 후보를 모아 셋 안팎으로 줄이고, 그 셋에 사람과 예산을 실제로 옮겨 붙이는 것입니다. 여섯 단계로 나뉩니다.

  1. 후보를 모읍니다. 팀별 제안, 고객이 반복해 요청한 것, 경쟁 상황에서 생긴 숙제를 한 장에 늘어놓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줄이지 않습니다.
  2. 같은 기준으로 줄 세웁니다. 기준은 셋이면 충분합니다. 비전에 가까워지는지, 경쟁 우위를 두껍게 하는지, 이번 기간 안에 끝낼 수 있는지입니다. 세 번째를 빼면 목록이 2년짜리 과제로 채워집니다.
  3. 셋 안팎으로 자릅니다. 숫자의 근거는 인력입니다. 구성원 45명인 회사에서 한 과제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실질 인력 다섯에서 여덟 명이 붙어야 하고, 그러면 동시에 돌릴 수 있는 과제가 셋입니다.
  4. 하지 않을 것을 적습니다. 이 단계가 절반입니다. 이번 분기에 하지 않는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 같이 공개하면, 그 항목을 기대하던 팀이 계획을 미리 조정할 수 있습니다.
  5. 자원을 옮깁니다. 자원 배분이 따라오지 않으면 문서만 바뀐 것입니다. 우선순위에 없는 일을 하던 사람이 그대로 그 일을 하고 있다면 그 목록은 아직 선언에 그칩니다.
  6. 끝났는지 판정할 기준을 한 줄씩 붙입니다. 검색을 개선한다는 문장은 판정할 수 없고, 문서 1만 개 기준으로 검색 결과가 1초 안에 나온다는 문장은 판정할 수 있습니다.

페이지덱의 이번 분기 우선순위는 셋입니다. 기업 고객용 권한 관리, 검색 속도, 가입 첫 주 활성화입니다. 함께 공개한 하지 않을 목록에는 모바일 앱과 공개 API, 새 요금제가 들어 있습니다. 세 항목 모두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고, 이번 분기가 아니라는 것만 정했습니다.

쓰이는 곳

이 목록이 실제로 힘을 쓰는 자리는 셋입니다.

  1. 분기 계획 회의입니다. 후보를 자르는 자리이자 자른 이유를 남기는 자리입니다. 잘린 이유가 기록되지 않으면 다음 분기에 같은 제안이 같은 논의를 다시 거칩니다.
  2. 목표 관리 틀에 얹힐 때입니다. OKR처럼 목표와 결과 지표로 관리하는 방식을 쓰는 회사에서는 이 목록이 목표의 재료가 됩니다. 우선순위 없이 OKR 을 먼저 쓰면 팀마다 목표를 세우는데 회사 차원의 선택은 아무도 하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3. 예산을 짤 때입니다. 기간별로 배정하는 돈이 우선순위와 다른 곳을 가리키면 둘 중 하나는 거짓입니다. 목록에 없는 항목의 예산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를 보는 것이 가장 빠른 확인 방법입니다.

가장 자주 쓰이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분기 중간에 들어오는 요청을 거절할 때입니다. 중요한 고객사가 기능을 요청했을 때 담당자가 혼자 판단하지 않고 이 목록을 근거로 답할 수 있으면, 거절이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회사의 결정이 됩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 우선순위는 셋이고, 그 밖의 요청은 다음 분기 후보로 넘깁니다."

목록에 없는 일은 지금 시작하지 않는다는 선언입니다.

"그 기능이 우선순위 중 어디에 붙는지 한 줄로 설명해 주세요."

새 제안을 정해진 셋 안에 넣어 보라는 요구입니다.

"우선순위는 바뀌었는데 예산은 그대로예요. 그럼 안 바뀐 겁니다."

문서와 자원이 어긋났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규원이 분기 시작 전에 이 셋을 정하고 전사에 공개합니다. 지현이 제품 쪽 후보를 모아 오고, 현우와 수아가 각각 마케팅과 세일즈 쪽 숙제를 올립니다. 자르는 자리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것은 무엇을 넣을지가 아니라 무엇을 빼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지난 분기에는 모바일 앱이 빠졌습니다. 요청이 꾸준히 들어오던 항목이라 세일즈 쪽 반발이 있었고, 규원은 다음 분기 후보 1순위로 올리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흔한 오해

우선순위를 순서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흔합니다. 말 자체가 순서를 뜻하니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번호를 붙이는 일과 고르는 일은 다릅니다. 열두 개에 번호를 매기면 모든 항목이 목록에 남아 있고, 남아 있는 항목은 누군가 시작합니다. 그러면 인력이 열두 갈래로 갈리고 분기 말에 끝난 것이 없는 상태로 돌아옵니다. 순서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목록을 짧게 만드는 것이 이 개념의 핵심이고, 그래서 잘 만든 우선순위 문서에는 하지 않을 것이 더 길게 적혀 있습니다.

많이 적어 두면 유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흔한 오해입니다. 상황이 바뀔 수 있으니 여러 갈래를 열어 두는 편이 안전해 보입니다. 그러나 열어 둔 갈래는 매주 다시 판단해야 하는 짐이 됩니다. 후보가 열두 개인 회사에서는 요청이 하나 들어올 때마다 그것이 무엇보다 급한지를 처음부터 다시 따지게 되고, 그 판단에 드는 시간이 실제로 일할 시간을 깎습니다. 셋만 남겨 둔 회사는 같은 요청에 5분 안에 답할 수 있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정하는가전략 우선순위와의 차이
OKR목표와 그것을 확인할 결과 지표고른 것을 어떻게 관리할지 다루는 틀입니다. 전략 우선순위는 그 틀에 무엇을 올릴지 고르는 선택이라 앞에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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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