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R
Objectives and Key Results
방법
이루려는 방향을 한 문장으로 적고 그것을 이뤘는지 확인할 숫자 두셋을 붙여 분기마다 돌리는 목표 관리 방식입니다.
등장 배경
목표를 적어 두기는 하는데 분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다시 읽지 않는 상태가 오래 이어졌습니다. 연초 전체 회의에서 "올해는 제품을 더 키운다" 같은 한 줄이 공유되고, 12월에 그 줄을 이뤘는지 물으면 답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더 키웠다는 말에 걸 수 있는 숫자가 그 문장 안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말 결산 자리는 늘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마케팅은 방문자가 두 배 늘었다고 말하고, 개발은 기능을 스물여섯 개 내보냈다고 말하고, 세일즈는 계약이 목표에 못 미쳤다고 말합니다. 각 팀이 자기가 가장 잘한 숫자를 골라 왔으니 잘한 해인지를 아무도 결론 내리지 못했습니다. 어느 숫자를 봐야 하는지를 연초에 정해 둔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OKR은 목표를 적는 칸을 둘로 나눠 이 문제를 없앱니다. 방향을 적는 칸과 이뤘는지 확인하는 칸을 따로 둡니다. 목표에는 어디로 갈지를 말로 쓰고, 핵심 결과에는 그 방향으로 실제로 갔는지 판정할 수 있는 숫자를 붙입니다. 나누고 나면 12월의 질문이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확인의 문제로 바뀝니다.
공개도 처음부터 설계에 들어 있었습니다. 전사와 각 팀이 적은 내용을 모두가 볼 수 있게 열어 두면, 같은 일을 두 팀이 따로 하거나 한 팀이 미룬 일을 다른 팀이 말없이 기다리는 상황이 줄어듭니다.
사용 절차
분기가 시작되기 2~3주 전에 목표 문장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 핵심 결과를 붙인 뒤, 분기 내내 같은 문서를 열어 보며 진행 상황을 갱신합니다. 순서는 다섯 단계입니다.
- 목표 문장을 고릅니다. 숫자 없이 말로 쓰고, 한 조직이 같은 분기에 세 개를 넘기지 않게 잡습니다. 페이지덱의 지난 분기 목표는 무료로 쓰던 팀이 돈을 내고 쓰게 만든다는 한 줄이었습니다.
- 핵심 결과를 두세 개 붙입니다. 유료 전환율을 4퍼센트에서 7퍼센트로 올린다 같은 항목입니다. 우리가 한 일이 아니라 그 일로 일어난 변화를 적습니다. 온보딩 화면 개편 완료는 여기 들어가지 못합니다. 개편을 끝내도 전환율은 그대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전사 항목을 먼저 확정하고 각 팀이 그중 어느 부분을 맡을지 자기 언어로 적습니다. 위에서 쪼개 내려보내는 쪽보다 오래갑니다. 자기가 쓴 문장은 분기 중에 다시 읽히고 받아 적은 문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 주에 한 번, 15분 정도 진행 상황을 갱신합니다. 여기서 보는 것은 일을 얼마나 했는지가 아니라 숫자가 움직였는지입니다. 안 움직이면 방법을 바꿉니다.
- 분기가 끝나면 항목마다 0에서 1.0 사이로 점수를 매기고 왜 그렇게 됐는지를 한 문단씩 적습니다. 점수는 다음 분기 항목을 고르는 재료로 쓰고, 항목은 대개 갈아 끼웁니다.
높이는 미리 합의해 둡니다. 스트레치 목표로 잡는다면 70퍼센트만 해도 잘한 것으로 본다는 합의가 목표를 적기 전에 있어야 합니다. 합의 없이 높게만 잡으면 사람들은 확실히 넘을 선을 적습니다.
적합한 상황과 한계
분기마다 우선순위가 실제로 바뀌는 조직에 잘 맞습니다. 1년짜리 계획이 3개월 만에 낡는 시기에는 분기 단위로 다시 적는 구조가 그 속도를 따라갑니다. 팀이 여럿이라 서로 무엇을 하는지 모를 때도 효과가 큽니다. 공개된 문서 한 장이 회의 여러 번을 대신합니다.
반대로 맞지 않는 자리도 분명합니다.
- 분기 안에 움직이지 않는 숫자는 핵심 결과로 쓰기 어렵습니다. 브랜드 인지도 같은 것은 3개월로 의미 있는 변화가 잡히지 않아서, 억지로 숫자를 만들면 측정 방법을 바꾸는 쪽으로 힘이 갑니다.
- 매달 같은 일을 반복하는 운영 업무와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고객 문의에 몇 시간 안에 답하는 일은 새로 올릴 목표가 아니라 늘 지켜야 할 선이라, 상시 지표로 두는 편이 맞습니다.
- 인원이 열 명 안쪽이면 드는 품에 비해 얻는 것이 적습니다. 서로 무엇을 하는지 이미 아는 규모에서는 문서를 만드는 시간이 조율을 줄여 주는 시간보다 큽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이것을 평가·보상에 직접 연결할 때 일어납니다. 달성률이 연봉에 걸리면 사람들은 넘을 수 있는 선만 적고, 노리던 높이 잡기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성과 평가와는 자료를 공유하되 계산식으로 묶지 않습니다.
실무 용례
"이건 핵심 결과가 아니라 할 일이에요. 그걸 끝냈을 때 어떤 숫자가 움직이는지로 다시 적죠."
작업 완료를 결과 칸에 적어 두면 분기 말에 이뤘는지 판정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분기 목표 세 개는 너무 많아요. 하나 빼고 다음으로 미루면 어떨까요."
고를 수 있는 항목 수가 곧 우선순위라는 뜻으로, 다 하겠다는 목록은 우선순위가 없는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0.7이면 잘 된 겁니다. 1.0이 계속 나오면 다음엔 더 높게 잡아야 해요."
점수를 성적표가 아니라 목표 높이를 조정하는 신호로 읽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의 첫 분기는 실패에 가까웠습니다. 규원이 전사 목표 셋을 적고 각 팀이 항목을 붙였는데, 두 달째 열어 본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주간 갱신을 정해 두지 않았고 문서 위치를 아는 사람도 절반이었습니다.
둘째 분기에 바꾼 것은 둘이었습니다. 목표를 셋에서 하나로 줄이고, 월요일 전체 회의 앞 15분을 갱신에 붙였습니다. 그 15분에서 지현이 전환율을, 현우가 유입을, 수아가 계약 건수를 읽으니 세 숫자가 같은 목표의 서로 다른 구간이라는 사실이 눈에 보였습니다. 분기 말 점수는 0.65였지만 그 분기를 성공으로 친 이유가 거기 있었습니다.
흔한 오해
핵심 결과를 할 일 목록으로 채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할 일은 적기 쉽고 끝냈는지 판정하기도 쉬워서 그쪽으로 손이 갑니다. 하지만 결제 모듈 개선 완료 같은 항목만 세 줄 적어 두면, 분기 말에 세 줄 모두 완료인데 유료 전환율은 4퍼센트 그대로인 상태가 나옵니다. 목표 문서는 남지만 그 문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달성률 100퍼센트를 좋은 결과로 읽는 것도 흔합니다. 목표는 이루라고 세우는 것이니 당연해 보입니다. 다만 이 방식은 대개 70퍼센트를 잘한 것으로 보도록 설계해 두고, 그 전제 위에서 목표 높이를 정합니다. 모든 팀이 계속 1.0을 내면 목표를 이룬 것이 아니라 목표를 낮게 잡은 것에 가깝습니다. 그대로 두면 두세 분기 뒤에는 이미 하기로 되어 있던 일을 옮겨 적는 절차만 남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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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