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지표
AARRR
방법
획득·활성화·유지·추천·수익의 다섯 칸으로 나눠 성장의 어느 칸에서 사람이 새는지 찾는 퍼널 모형입니다.
등장 배경
퍼널을 그리는 오래된 방식은 결제에서 끝났습니다. 한 번 팔면 거래가 끝나는 물건에서는 그 그림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무료로 시작해 매달 돈을 받는 제품에서는 결제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번 달에 결제한 사람이 다음 달에 해지하면 회사는 그 고객을 데려오는 데 쓴 돈만 잃는데, 결제까지만 그려진 그림에는 그 손실이 아예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회의는 서로 다른 숫자를 들고 앉는 자리가 됐습니다. 마케팅은 이번 달 가입이 5천 건 늘었다고 보고하고, 제품팀은 한 달 뒤 남아 있는 사람이 열에 하나라고 보고하고, 재무는 매출이 그대로라고 보고합니다. 셋 다 사실이지만 이어 붙일 그림이 없어서 다음 분기에 무엇을 할지가 정해지지 않고, 대개 맨 앞 칸인 가입자 수가 이깁니다.
해적 지표는 다섯 칸을 한 줄에 늘어놓아 이 대화를 한 장으로 모으려고 만든 틀입니다. 2007년에 데이브 맥클루어가 제안했고, 다섯 단계의 영문 앞 글자를 이은 AARRR 이 해적이 내는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별명이 붙었습니다. 다섯 숫자를 나란히 놓고 나면 어느 칸에서 가장 많이 빠지는지가 한눈에 보이고, 팀은 그 한 칸을 골라 분기를 씁니다.
사용 절차
다섯 칸에 우리 제품의 행동을 못 박는 데서 시작합니다. 단계 이름은 남의 것을 그대로 쓸 수 있지만 그 칸에 들어갈 조건은 제품마다 새로 정해야 합니다.
- 단계마다 어떤 행동을 그 칸에 들어온 것으로 볼지 하나씩 정합니다. 획득은 가입 완료, 활성화는 첫 문서를 만들어 한 명에게 공유한 순간, 리텐션은 가입 4주 뒤에도 주 1회 이상 들어온 상태, 추천은 초대 링크를 보낸 사용자, 수익은 유료 전환처럼 잡습니다. 이 정의가 흐리면 뒤의 모든 숫자가 흐려집니다.
- 칸마다 분모와 분자를 붙여 비율로 바꿉니다. 활성화율은 가입자 중 첫 공유까지 간 사람의 비율입니다. 절대 숫자만 보면 광고를 늘린 달에 다섯 칸이 전부 같이 올라가서 어디가 나쁜지가 가려집니다.
- 같은 시기에 들어온 사람끼리 묶어서 셉니다. 코호트 분석이 이 일을 합니다. 4월 가입자의 4주차 유지율과 5월 가입자의 4주차 유지율을 따로 재서 비교합니다. 전체 평균으로 보면 신규 유입이 몰린 달에 유지율이 떨어져 보이는 착시가 생깁니다. 아직 4주를 채우지 않은 사람이 분모에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 다섯 칸을 한 줄로 늘어놓고 가장 많이 새는 칸을 고릅니다. 가입 1000명, 활성화 220명, 4주 유지 90명, 유료 전환 20명이라면 가입에서 활성화 사이에서 78퍼센트가 빠집니다. 여기가 이번 분기의 칸입니다.
- 고른 칸 하나만 목표로 잡고 나머지는 지켜보는 숫자로 내립니다. 다섯 개를 동시에 올리기로 하면 팀이 다섯 갈래로 나뉘고 어느 칸도 눈에 띄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적합한 상황과 한계
가입한 뒤에 반복해서 쓰는 제품, 특히 무료로 시작해 나중에 유료로 넘어가는 제품에 맞습니다. 결제 이후에 두 칸이 더 있다는 점이 이 틀의 쓸모라서, 한 번 팔고 끝나는 거래에서는 뒤의 두 칸이 비어 있게 됩니다. 마케팅과 제품과 세일즈가 각자 다른 숫자를 보는 조직에서 공용 언어로 쓰기에도 좋습니다.
한계는 셋입니다. 첫째, 다섯 칸이 한 방향으로 흐른다고 가정합니다. 실제 사용자는 친구 초대를 받고 들어와 첫날에 결제하기도 하고, 해지했다가 반년 뒤에 돌아오기도 합니다. 둘째, 기업 고객을 영업으로 파는 제품에는 잘 맞지 않습니다. 계약 한 건에 여러 사람이 걸려 있고 쓰는 사람과 결제하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을 칸에서 칸으로 옮기는 셈법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셋째, 맨 앞 칸으로 힘이 쏠립니다. 획득은 돈을 쓰면 다음 주에 바로 올라가는 반면 유지는 몇 달이 걸려서, 아래가 새는 채로 위에만 붓는 일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팀 전체가 보는 북극성 지표를 따로 하나 두고, 다섯 칸은 그 숫자가 왜 움직였는지를 설명하는 그림으로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무 용례
"우리 퍼널에서 가장 많이 새는 칸은 활성화예요. 가입자의 78퍼센트가 첫 문서를 못 만들고 나갑니다."
이번 분기에 손댈 칸을 지목하는 말입니다.
"추천 칸은 이번 분기에 안 봅니다. 활성화부터 올리고 나서 손대는 게 순서예요."
다섯 칸을 동시에 올리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획득만 늘리면 새는 양도 같이 늘어요. 광고 예산 얘기는 다음 칸 고치고 나서 하죠."
맨 앞 칸에 돈을 붓기 전에 아래 칸을 막자는 제안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현우가 광고를 늘려 가입을 석 달 만에 세 배로 올린 뒤에 이 그림이 회의실에 걸렸습니다. 가입은 세 배가 됐는데 유료 전환 건수는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지현이 월별로 묶어 다시 세어 보니 활성화율이 34퍼센트에서 19퍼센트로 내려가 있었습니다. 새로 들어온 사람의 상당수가 문서를 한 건도 만들지 않고 나갔습니다.
규원이 그 자리에서 물은 것은 광고를 끊을지 말지가 아니라 어느 칸을 이번 분기에 맡을지였습니다. 팀은 활성화 한 칸을 골랐고, 획득은 늘리지도 줄이지도 않고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현우는 광고가 잘못이 아니라 아래 칸이 그만큼을 받아 내지 못한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흔한 오해
다섯 칸을 전부 관리해야 한다고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그림에 칸이 다섯 개 그려져 있으니 다 채우는 것이 옳아 보이고, 분기 목표를 다섯 줄로 적으면 일을 많이 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이 틀은 원래 한 칸을 고르라고 만든 그림입니다. 다섯 칸에 각각 담당과 목표를 붙이면 팀은 다섯 갈래로 나뉘고, 한 칸에 붙을 사람이 다섯 명일 때 움직이던 숫자가 한 명씩 흩어지면 아무 칸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분기가 끝나면 조금씩 오른 숫자 다섯 개와 그대로인 매출이 남습니다.
다섯 칸이 순서대로 일어난다고 보는 것도 흔한 오해입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려진 그림이라 그렇게 읽히기 쉽습니다. 실제 사용자는 초대를 받고 들어와 첫날에 결제하기도 하고, 활성화를 건너뛴 채 몇 달을 무료로 쓰다가 갑자기 유료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순서를 강제로 세면 실제와 어긋난 숫자가 나옵니다. 칸은 사용자가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우리가 확인하고 싶은 다섯 가지 질문이라고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나누는가 | 해적 지표와의 차이 |
|---|---|---|
| AIDA | 구매 전 마음의 단계 | 주의·흥미·욕구·행동 네 단계로 결제까지만 봅니다. 해적 지표는 결제 뒤의 유지와 추천까지 두 칸을 더 두고, 그래서 광고 문안보다 제품 운영 쪽에서 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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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