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Accounts Receivable

개념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청구서까지 보냈지만 아직 통장에 들어오지 않아 받을 권리로만 남아 있는 돈입니다.

등장 배경

개인 고객만 상대할 때는 이 말이 필요 없습니다. 카드로 결제하는 순간 돈이 들어오고 그것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기업 고객이 붙기 시작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기업은 카드를 긁지 않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서비스를 먼저 쓰고, 인보이스를 받고, 그것을 사내 결재에 올리고, 결재가 끝난 뒤 정해진 날짜에 계좌이체로 보냅니다. 인보이스는 어떤 요금제를 몇 사람이 몇 달 동안 썼고 그래서 얼마인지를 줄 단위로 적은 청구서입니다. 서비스를 준 날과 돈이 통장에 찍히는 날 사이가 한 달, 길면 석 달까지 벌어집니다.

그 사이에 떠 있는 돈을 부를 이름이 없으면 회사는 자기 상태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판 것은 분명한데 돈만 아직 안 왔다는 사실을 한 단어로 가리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페이지덱이 첫 기업 고객 열 곳을 받은 다음 달 경영 회의가 그랬습니다. 규원이 "이번 달 매출이 4억이라는데 통장 잔고는 왜 지난달과 같습니까" 하고 물었고, 답은 "청구서는 3주 전에 나갔고 입금일이 다음 달 10일입니다" 였습니다. 매출 4억과 잔고 1억이 둘 다 맞는 숫자였고, 서로 다른 것을 가리키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 차액에 이름을 붙이고 나서야 두 숫자를 같은 표에 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작동 방식

미수금은 인보이스를 발행하는 순간 장부에 생기고 입금이 확인되는 순간 지워지는 항목입니다. 자리는 재무상태표의 자산 쪽입니다. 재무상태표는 특정 하루에 회사가 가진 것과 갚을 것을 나란히 적은 표인데, 미수금은 현금은 아니어도 받을 권리가 있는 몫이라 가진 것 쪽에 들어갑니다.

한 건은 네 단계를 지납니다.

  1. 발생 —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보이스를 보낸 시점에 생깁니다. 돈을 받았는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발생주의 회계가 현금이 움직인 날이 아니라 거래가 일어난 날에 적으라고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2. 대기 — 인보이스에 적힌 지급 기한까지 기다립니다. 기한은 보통 발행일로부터 30일이고, 덩치가 큰 기업 고객은 60일이나 90일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3. 대사 — 기한이 지나면 통장 내역과 청구 목록을 한 줄씩 맞춰 봅니다. 계좌이체는 성공도 실패도 알림이 오지 않아서, 사람이 직접 맞춰 보기 전까지는 무엇이 안 들어왔는지 모릅니다.
  4. 정리 — 들어온 건은 지웁니다. 안 들어온 건은 독촉 대상으로 남고, 끝내 못 받는 것으로 판정되면 대손으로 털어 비용으로 처리합니다.

쌓인 미수금은 밀린 기간에 따라 30일·60일·90일 구간으로 나눠 놓고 봅니다. 합계가 같아도 구성이 다르면 뜻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수금 2억 중 1억 8천만 원이 30일 이내라면 그냥 아직 날짜가 안 된 것이고, 같은 2억 중 1억이 90일을 넘겼다면 회수 자체가 위태롭습니다. 90일을 넘긴 건에는 재무 혼자 붙지 않고 세일즈가 함께 붙습니다. 그 구간까지 밀린 건은 대개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담당자가 바뀌었거나 청구 내역에 다툼이 생겨 멈춘 것이라, 고객사와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쓰이는 곳

현금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꺼냅니다. 이번 달에 얼마가 들어올지는 이번 달 판매량이 아니라 지난달까지 발행한 인보이스 중 입금일이 이번 달인 것의 합으로 정해집니다. 런웨이를 계산할 때 회사가 보는 것도 매출 곡선이 아니라 이 목록입니다. 런웨이는 지금 속도로 돈을 쓰면 현금이 몇 달 버티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투자 실사에서도 반드시 열어 봅니다. 실사는 투자자가 계약 전에 회사의 숫자와 서류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이때 미수금 연령표는 매출의 질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매출이 매달 늘어도 90일 초과 구간이 함께 두꺼워지고 있으면, 파는 능력은 있지만 받는 능력이 없는 회사로 읽힙니다.

세일즈 규칙에도 얽힙니다. 인센티브를 계약 시점이 아니라 입금 시점에 주면, 받기 어려운 조건으로 계약을 밀어붙일 이유가 사라집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 매출은 목표를 넘겼는데 미수금이 같이 늘었어요. 90일 초과가 8천만 원입니다."

팔린 것은 맞지만 그중 8천만 원은 아직 회사 돈이 아니고 회수가 어려워지는 구간에 들어갔다는 보고입니다.

"그 고객사 미수금 정리되기 전에는 추가 계약 못 넣습니다."

이미 못 받은 돈이 있는 곳에 더 파는 것을 막는 말입니다. 금액이 커질수록 한 번에 틀어질 위험도 커집니다.

"입금은 다음 달 10일이라 이번 달 통장에는 안 잡힙니다."

매출로는 이미 잡혔으니 실적 숫자는 맞지만, 이번 달 쓸 수 있는 현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매달 첫 주에 규원이 미수금 연령표를 펼치는 자리가 있습니다. 어느 달 90일 초과 구간에 두 건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한 건은 고객사 담당자가 퇴사하면서 결재가 중간에 멈춘 것이었고, 다른 한 건은 인보이스에 적힌 사용자 수가 계약서와 달라 고객사 재무팀이 결재를 반려한 것이었습니다.

대응은 서로 달랐습니다. 앞쪽은 수아가 고객사에 연락해 새 담당자를 찾는 일로 끝났고, 뒤쪽은 인보이스를 다시 발행하고 나서야 결재가 다시 돌았습니다. 둘 다 돈이 없어서 멈춘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래 밀린 미수금을 열어 보면 대개 이렇게 서류나 사람이 걸려 있습니다.

흔한 오해

미수금을 현금처럼 세는 것이 가장 흔합니다. 재무상태표에서 현금 바로 아래 줄에 나란히 적히고 매출에도 이미 반영돼 있으니 그렇게 읽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받을 권리일 뿐이고, 30일 뒤에 들어올 수도 있고 끝내 못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둘을 섞어 세면 런웨이가 부풀어 오릅니다. 현금 6억에 미수금 2억을 더해 8억으로 놓고 매달 1억씩 쓴다면 8개월이 남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6억이라 6개월입니다. 두 달 차이는 다음 투자 라운드를 준비할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를 가릅니다.

미수금이 늘어난 것을 성장의 신호로 읽는 오해도 잦습니다. 파는 양이 늘면 받을 돈도 느는 것이 맞으니 자연스러운 해석입니다. 다만 매출보다 미수금이 더 빨리 늘고 있다면 그건 많이 판 것이 아니라 늦게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매출은 30퍼센트 늘었는데 미수금이 80퍼센트 늘었다면 어딘가에서 회수가 막히기 시작한 것이고, 그대로 두면 장부상 실적이 가장 좋은 분기에 통장이 가장 얇아집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가리키는가미수금과의 차이
인보이스청구 금액과 내역을 적어 보내는 문서인보이스는 고객에게 건네는 서류 한 장이고 미수금은 그 서류가 장부에 남긴 금액입니다. 입금되면 미수금만 사라지고 인보이스는 증빙으로 남습니다
선수수익돈은 받았지만 아직 제공하지 않아 매출로 못 잡은 금액방향이 반대입니다. 미수금은 주고 못 받은 돈이라 자산이고, 선수수익은 받고 아직 안 준 몫이라 갚을 것으로 적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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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구·정산

    미수금이 청구부터 회수까지의 흐름에서 어느 칸에 있는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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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