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권자

Decision Maker

개념

고객사 안에서 이 구매를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사람으로, 예산에 서명할 권한을 가진 쪽입니다.

등장 배경

거래가 마지막에 엎어지는 이유는 대개 하나로 모입니다. 몇 주 동안 이야기한 상대가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실무자와 세 번 미팅을 하고 데모도 잘 끝났습니다. 그 사람은 매번 좋다고 했고 도입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를 보내고 2주가 지나도 답이 없습니다. 연락해 보면 "위에 올렸는데 이번 분기 예산이 안 나온대요" 라는 말이 돌아옵니다. 좋다고 말한 사람에게 애초에 예산을 쓸 권한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문제가 설득 기술이 아니라는 게 분명해집니다. 누구를 설득할지를 처음부터 잘못 잡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세일즈는 "이 사람이 좋아하는가" 와 "이 사람이 승인할 수 있는가" 를 다른 질문으로 떼어 놓기 시작했습니다. 의사결정권자라는 말은 뒤쪽 질문의 답을 가리킵니다.

조직이 작을 때는 굳이 이 구분이 필요 없었습니다. 열 명짜리 회사에서는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곧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구성원이 쉰 명을 넘어가면서 쓰는 사람과 돈을 내는 사람이 갈라지고, 그때부터 이 말이 필요해집니다.

작동 방식

누가 의사결정권자인지는 직급이 아니라 금액이 정합니다. 연 500만 원짜리 도구는 팀장 선에서 끝나고, 연 5천만 원이 넘어가면 임원이나 대표가 등장합니다. 같은 회사라도 계약 금액이 두 배가 되면 승인하는 사람이 한 단계 위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첫 연락 단계에서 예상 금액을 가늠해 두면 누구를 겨냥할지도 함께 정해집니다.

권한은 하나가 아니라 셋으로 나뉘고, 세 가지가 한 사람에게 모여 있을 때만 그 사람이 의사결정권자입니다.

  1. 예산 권한 — 이 돈을 쓸 수 있는 자리인지입니다. 올해 배정된 예산 안에서 쓰는지 새로 받아야 하는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2. 거부권 — 혼자 승인할 수는 없어도 혼자 막을 수는 있는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정보보안 담당자가 대표적입니다. 이 사람은 결정권자가 아니지만 이 사람이 반대하면 거래는 끝납니다.
  3. 서명 — 실제로 계약서에 이름을 적는 자리입니다. 승인한 사람과 서명하는 사람이 다른 회사도 많아서, 마지막에 이 절차를 확인하지 않으면 다 끝난 거래가 2주씩 멈춥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추측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결정권자가 누구세요" 라고 직접 물으면 상대가 방어적으로 답하기 쉬우므로, 절차를 묻는 형태로 바꿉니다. "이런 규모의 도구를 도입하실 때 보통 어떤 절차를 거치나요" 나 "지난번에 비슷한 걸 도입하셨을 때는 누가 최종 승인하셨어요" 같은 질문입니다. 앞쪽은 사람을 묻고 뒤쪽은 과거 사례를 묻는데, 뒤쪽이 훨씬 정확한 답을 얻습니다.

큰 회사일수록 한 사람이 아니라 구매 의사결정 조직이 움직입니다. 실무자, 그 팀의 장, 정보보안 담당자, 구매 담당자가 함께 붙습니다. 이때도 최종 승인자는 한 사람이지만, 그 한 사람에게 닿기 전에 나머지가 각자의 이유로 멈출 수 있습니다. 예산·권한·필요·시점으로 구매 가능성을 따지는 BANT 같은 기준에서 권한 항목이 따로 서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쓰이는 곳

이 말은 주로 거래를 다음으로 넘길지 판단하는 자리에서 쓰입니다.

첫 번째는 단계를 올리는 조건입니다. 많은 팀이 "의사결정권자를 확인했을 때" 를 제안서 단계로 넘어가는 조건에 넣어 둡니다. 확인하지 못한 채 제안서를 보내면 그 문서는 전달만 되고 읽히지 않습니다. 제안서는 미팅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야 무엇을 적을지도 정해집니다.

두 번째는 디스커버리 콜입니다. 고객의 상황과 문제를 파악하는 첫 상담인데, 여기서 묻는 것 중 하나가 승인 절차입니다. 첫 통화에서 이걸 묻지 않으면 대개 두 달 뒤에 값을 치르게 됩니다.

세 번째는 예측의 신뢰도를 판단할 때입니다. 진행 중인 딜 하나가 이번 달에 닫힌다고 적혀 있어도, 결정권자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그 예상 날짜는 근거가 약합니다. 결정권자를 만났는지 여부만으로 목록을 나눠 봐도 예측이 눈에 띄게 정확해집니다.

실무 용례

"이 건은 아직 결정권자를 못 만났어요. 이번 달 안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낙관적인 날짜를 스스로 내리는 말입니다. 기록을 실제와 맞추는 작업입니다.

"결정권자가 누군지 모르면 제안서 보내도 소용없어요."

문서를 받을 사람이 정해져야 문서의 내용도 정해진다는 뜻입니다.

"팀장님 선에서 되는 금액인가요, 아니면 위로 올라가야 하나요?"

권한의 경계를 확인하는 질문입니다. 금액과 승인 단계를 한 번에 묻고 있습니다.

페이지덱에서 수아가 기업 고객을 맡을 때 가장 먼저 그리는 것이 사람 관계도입니다. 누가 쓸 사람이고, 누가 예산을 들고 있고, 누가 반대할 수 있는지를 적습니다. 실무자가 아무리 적극적이어도 그 위에서 승인이 나지 않으면 거래는 멈추기 때문에, 첫 통화에서 승인 절차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규원이 함께 들어가는 자리도 여기서 갈립니다. 상대 쪽에서 임원이 나오면 수아가 규원을 부릅니다. 대표끼리 이야기하면 답이 빨라져서가 아니라, 상대 임원이 실무 기능보다 이 도구가 회사의 어떤 숫자를 바꾸는지를 묻기 때문입니다. 같은 제품을 설명하더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꺼내야 할 말이 다릅니다.

흔한 오해

직급이 높은 사람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조직도에서 위쪽에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권한을 가진 건 사실이니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대표가 모든 구매를 승인하지는 않습니다. 연 500만 원짜리 도구를 대표에게 들고 가면 대개 "그건 팀장이랑 얘기하세요" 로 돌아오고, 그 사이에 실무자와 쌓아 둔 관계만 어색해집니다. 정확한 질문은 누가 높으냐가 아니라 이 금액을 누가 승인하느냐입니다.

한 사람만 찾으면 끝난다고 보는 것도 오해입니다. 최종 승인자가 한 명인 건 맞으니 그 한 명에게 집중하고 싶어집니다. 실제로는 그 사람이 판단할 때 주변에 묻고, 그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결정이 미뤄집니다. 승인자만 설득해 둔 거래는 보안 검토나 구매 절차에서 조용히 멈추고, 담당자는 왜 멈췄는지도 모른 채 몇 주를 보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가리키는가의사결정권자와의 차이
챔피언고객사 안에서 우리를 밀어 주는 지지자대신 말해 주는 사람이지 승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둘이 같은 사람인 경우는 드물고, 챔피언의 역할은 결정권자에게 닿게 해 주는 것입니다
게이트키퍼결정권자에게 닿기 전에 거쳐야 하는 사람통과 여부를 가르지만 구매를 승인하지는 않습니다. 막을 수는 있고 사줄 수는 없는 자리입니다
구매 의사결정 조직구매 결정에 함께 관여하는 사람들의 묶음여러 사람을 묶어 부르는 말이고, 의사결정권자는 그 안에서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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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