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설정

Goal Setting

방법

회사와 팀이 기간마다 무엇을 이룰지 정하고 그것을 이뤘는지 확인할 방법까지 함께 적어 두는 일입니다.

등장 배경

구성원이 여덟 명인 회사에는 목표를 적어 둘 자리가 없습니다. 이번 달에 무엇을 먼저 할지가 회의 한 번으로 정해지고, 그 뒤로는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서로 보입니다. 대표가 "지금은 무료로 쓰는 팀을 유료로 넘기는 게 먼저" 라고 말하면 그 한 문장이 그대로 목표였고, 따로 문서로 만들 이유가 없었습니다.

인원이 마흔 명을 넘기면 이 방식이 세 군데에서 동시에 어긋납니다. 첫째, 팀마다 자기 기준으로 열심히 일하는데 그 방향이 서로 다릅니다. 둘째, 기간이 끝났을 때 잘한 것인지 판단할 근거가 없습니다. 셋째, 근거가 없으니 평가가 기억과 인상으로 흐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문제가 처음 드러난 자리는 분기 마지막 주의 전사 회의였습니다. 규원이 이번 분기가 잘된 것이냐고 물었는데, 팀마다 다른 숫자를 들고 왔습니다. 태오는 배포를 마흔한 번 했다고 했고, 현우는 방문자가 30퍼센트 늘었다고 했고, 수아는 계약을 아홉 건 했다고 했습니다. 세 숫자는 더할 방법도 없고 서로 견줄 방법도 없었습니다. 더 곤란했던 것은 그중 어느 것도 회사가 이번 분기에 이루려던 것과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회사가 이번 분기에 무엇을 이루려 했는지가 애초에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문제가 평가에서 한 번 더 나타났습니다. 민서는 분기 내내 흩어져 있던 디자인 요소를 정리하는 데 시간을 썼는데, 평가 자리에서 영향이 작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분기가 시작될 때 그 일을 하라고 한 사람도, 하지 말라고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기준이 기간이 끝난 뒤에 생기면 무슨 일을 했든 그 기준에 걸릴 수 있고, 걸린 사람은 다음 분기에 무엇을 해야 걸리지 않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목표 설정은 그 기준을 앞으로 옮기려고 만든 장치입니다.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무엇을 이룰지와 이뤘는지 확인할 방법을 함께 적어 두고, 기간이 끝나면 사람의 기억이 아니라 그 문장에 견줍니다. 상위 분야인 조직·인사가 사람의 입사부터 퇴사까지를 아홉 갈래로 나눌 때 평가 갈래에만 용어가 둘 놓이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앞쪽에서 이 문서가 무엇을 이룰지 정하고, 뒤쪽에서 성과 관리가 정해 둔 것에 견줘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을 조정합니다. 둘 중 하나가 빠지면 나머지도 헛돕니다. 적어 둔 목표가 없으면 평가자는 자기 인상을 기준으로 쓸 수밖에 없고, 확인하는 절차가 없으면 분기 초에 만든 문서는 분기 말까지 아무도 열지 않은 채 남습니다.

분야 구성

목표 설정 아래 묶인 용어는 네 갈래입니다. 목표 한 건이 무엇으로 이뤄지는지(구성 요소), 그것을 어떤 양식에 담는지(프레임워크), 얼마나 높게 잡는지(성격), 회사와 팀과 개인의 목표를 어떻게 잇는지(운영)입니다. 앞의 둘이 문서의 모양을 정하고 뒤의 둘이 그 문서가 조직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를 정합니다.

구성 요소는 목표 한 건을 만드는 부품을 다루는 갈래로 둘이 있습니다. 나뉘는 기준은 말로 적느냐 숫자로 적느냐입니다.

  1. 목표 — 이루고 싶은 방향을 적은 문장입니다. 숫자가 아니라 말로 씁니다. 페이지덱의 지난 분기 목표는 무료로 쓰던 팀이 돈을 내고 계속 쓰게 만든다는 한 줄이었습니다. 이런 문장은 읽는 사람이 어느 쪽으로 갈지 알게 해 주지만, 그것만으로는 이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늘 짝이 필요합니다.
  2. 핵심 결과 — 그 방향으로 실제로 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측정 가능한 결과입니다. 위 목표에는 유료 전환율을 4퍼센트에서 7퍼센트로 올린다, 전환한 팀의 3개월 잔존율을 80퍼센트 위로 유지한다 같은 항목이 두세 개 붙습니다. 쓸 때의 규칙은 한 가지입니다. 우리가 한 일이 아니라 그 일로 일어난 변화를 적습니다. 온보딩 화면 개편 완료는 핵심 결과가 아닙니다. 개편을 끝내도 전환율은 그대로일 수 있고, 그러면 화면은 바뀌었는데 목표는 이루지 못한 상태가 됩니다.

프레임워크는 그 두 부품을 어떤 양식과 주기로 묶을지 정하는 갈래로 셋이 있습니다. 셋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맡는 자리가 다릅니다.

  1. OKR — 목표 하나에 핵심 결과 두셋을 붙여 분기 단위로 돌리는 방식입니다. 전사와 각 팀이 적은 내용을 모두가 볼 수 있게 열어 두는 것이 특징입니다. 옆 팀이 이번 분기에 무엇을 하려는지 보이면 같은 일을 두 팀이 따로 하거나, 한 팀이 미룬 일을 다른 팀이 기다리는 상황이 줄어듭니다.
  2. KPI — 한 번 정해 두고 계속 지켜보는 핵심 지표입니다. OKR이 이번 분기에 움직이려는 숫자라면 KPI는 늘 켜 두는 계기판입니다. 월 이탈률이나 응답 시간처럼, 올리자고 고른 것이 아니라 나빠지면 바로 알아채려고 켜 둔 숫자입니다. 그래서 목표치보다는 넘으면 안 되는 선을 함께 적어 둡니다. 분기가 끝나면 OKR 항목은 교체되지만 KPI는 그대로 남아 다음 분기에도 같은 자리에서 읽힙니다.
  3. SMART 목표 — 목표 문장을 어떻게 적을지 검사하는 다섯 가지 기준입니다. 구체적인지, 측정할 수 있는지, 달성할 수 있는지, 지금 하려는 일과 관련이 있는지, 기한이 있는지를 봅니다. 새 양식이 아니라 이미 쓴 문장에 대는 자입니다. 고객 만족을 높인다는 문장은 이 다섯 중 셋에서 걸립니다. 무엇을 얼마나 언제까지 높이는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성격은 목표를 얼마나 높게 잡을지를 다루는 갈래로 하나가 있습니다. 스트레치 목표는 그대로 하면 닿기 어려운 높이로 일부러 잡은 목표입니다. 이 목표에는 전제가 하나 따라와야 합니다. 70퍼센트만 해도 잘한 것으로 본다는 합의입니다. 그 합의가 없으면 사람들은 확실히 넘을 수 있는 선을 적고, 목표를 정하는 자리가 협상 자리로 바뀝니다. 페이지덱은 유료 팀 수를 40에서 100으로 잡고 분기를 끝냈을 때 72에 도달했습니다. 40에서 50으로 잡았다면 52쯤에서 멈췄을 것입니다. 달성하지 못한 목표가 달성한 목표보다 나은 결과를 남기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다만 그 합의는 목표를 적기 전에 해 둬야 합니다. 분기가 끝난 뒤에 기준을 낮춰 주면 다음 분기에는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운영은 그렇게 만든 목표를 조직에 붙이는 갈래로 하나가 있습니다. 목표 정렬은 회사 목표를 팀과 개인으로 이어 내리는 것입니다. 순서는 셋입니다. 전사 목표를 먼저 확정하고, 각 팀이 그중 어느 부분을 맡을지 자기 언어로 적고, 개인은 팀 목표에서 자기 몫을 가져갑니다. 위에서 통째로 쪼개 내려보내는 방식보다 팀이 직접 적고 위와 맞춰 보는 방식이 오래갑니다. 자기가 쓴 문장은 분기 중에 다시 읽히지만 받아 적은 문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점은 한 칸 내려갈 때마다 원래 목표에서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전사 목표가 유료 전환이고 개발팀이 결제 실패율을 낮추기로 했는데 개인 목표가 결제 모듈 정리가 되면, 세 칸 내려온 그 일은 전환율과 아무 관계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 목표를 적을 때 이 일이 팀 목표의 어느 항목을 움직이는지를 한 줄로 함께 적어 두게 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네 갈래는 한 줄로 이어집니다. 구성 요소가 목표 한 건을 만들고, 프레임워크가 그것을 담을 양식과 주기를 정하고, 성격이 높이를 정하고, 운영이 그 목표를 회사 전체에 붙입니다. 한 곳이 비면 나머지가 같이 멈춥니다. 핵심 결과 없이 방향만 적으면 분기 말에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양식과 주기가 없으면 목표를 적는 일 자체가 일어나지 않고, 높이를 정하는 합의가 없으면 모두가 넘을 수 있는 선만 적고, 정렬이 없으면 팀마다 옳은 일을 하는데 회사의 숫자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실무 용례

"이건 핵심 결과가 아니라 할 일이네요. 끝냈는지 말고 뭐가 달라졌는지로 다시 적어 주세요."

완료 여부로 적힌 항목을 변화량으로 바꾸라는 요구입니다.

"이번 분기 목표는 셋으로 줄입시다. 여덟 개면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은 거예요."

목표가 많다는 지적이 아니라, 무엇을 버릴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그 숫자는 계속 보는 지표로 두고 이번 분기 목표에는 넣지 맙시다."

이번 기간에 움직이려는 숫자와 늘 지켜보는 숫자를 구분하자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은 구성원이 45명이 되던 해에 분기 목표를 처음 문서로 만들었습니다. 첫 분기는 실패에 가까웠습니다. 팀마다 다섯 개씩 적어 오라고 했더니 전사 목표가 스물세 개가 됐고, 분기 말에 열어 보니 절반은 아무도 손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손대지 않은 항목을 왜 안 했느냐고 물을 수도 없었습니다. 스물세 개를 다 할 수 없다는 것은 적을 때부터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분기에 규원이 전사 목표를 셋으로 제한했습니다. 각 팀은 새로 적는 대신 그 셋 중 하나를 골라 자기 핵심 결과를 붙였습니다. 이때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현우와 수아가 같은 목표에 붙게 되면서, 마케팅이 모은 잠재 고객 중 어디까지를 세일즈가 받을지를 처음으로 함께 정해야 했습니다. 그 전까지 두 사람은 각자의 숫자만 보고 있었고, 마케팅의 성과가 세일즈의 골칫거리가 되는 구간이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목표 개수를 줄이자 팀 사이의 빈틈이 드러난 셈입니다. 지현은 이 경험을 두고, 목표 설정의 값은 적어 둔 문서가 아니라 그것을 적으면서 하게 되는 대화에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흔한 오해

목표를 할 일 목록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번 분기에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으면 자연스럽게 작업 목록이 나오고, 작업은 내 손으로 통제할 수 있어서 적기에도 편합니다. 하지만 목표를 적는 자리는 무엇을 하겠다가 아니라 그것을 하고 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적는 자리입니다. 할 일로 채우면 분기 말에 기묘한 상태가 됩니다. 적어 둔 항목은 전부 완료인데 회사의 숫자는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고, 그런데도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합니다. 적힌 대로 다 했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가 두 분기만 반복되면 목표 문서는 일한 증거를 모아 두는 서류가 되고, 그때부터는 아무도 그 문서로 결정을 내리지 않습니다.

목표 달성률을 그대로 평가 점수로 쓰는 것도 자주 어긋납니다. 목표를 미리 정해 뒀으니 달성률로 평가하면 공정해 보이고, 숫자가 있으니 설명하기도 쉽습니다. 문제는 달성률이 점수가 되는 순간 목표를 정하는 행동 자체가 바뀐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확실히 넘을 수 있는 선을 적고, 분기 중에 상황이 바뀌어도 이미 적어 둔 것을 고치지 않습니다. 고치면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치 목표는 이 회사에서 사라집니다. 그대로 두면 전사 달성률은 105퍼센트인데 회사가 있는 자리는 지난 분기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달성률은 평가의 유일한 근거가 아니라 대화의 재료로 씁니다. 숫자 옆에 왜 그 숫자가 나왔는지, 분기 중에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함께 놓고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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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