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계산서
Income Statement
산출물
한 기간 동안 얼마를 벌어 무엇에 쓰고 얼마가 남았는지를 위에서 아래로 정리한 표입니다.
등장 배경
통장 잔고만으로는 사업이 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번 달에 잔고가 늘었다면 제품이 잘 팔린 것일 수도 있고, 투자를 받은 것일 수도 있고, 연간 계약 대금을 한꺼번에 받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세 경우의 의미가 전혀 다른데 잔고 숫자는 셋을 구분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창업 초기에는 이런 대화가 반복됩니다. 대표가 "이번 달 어땠어요" 라고 묻고, 답하는 사람이 "입금은 7천만 원 들어왔고 나간 건 5천만 원이요" 라고 말합니다. 그럼 2천만 원을 번 것처럼 들리지만, 들어온 7천만 원 가운데 6천만 원이 일 년치를 미리 받은 돈이고 나간 5천만 원에는 다음 달에 나갈 급여가 빠져 있다면 실제로는 손해를 본 달입니다. 이런 식으로 몇 달을 보내면 어느 달이 좋았고 어느 달이 나빴는지를 아무도 말하지 못하게 됩니다.
손익계산서는 돈이 오간 날짜 대신 일이 일어난 기간을 기준으로 줄을 세워 이 문제를 풉니다. 같은 자리에 같은 항목이 늘 오기 때문에 이번 달과 지난달을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있고, 회사 밖의 사람도 같은 형식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구성 항목
표는 맨 위의 번 돈에서 시작해 한 줄씩 빼 내려가 맨 아래의 남은 돈으로 끝납니다. 페이지덱의 한 달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출 — 제품을 팔아 번 돈이고 맨 윗줄입니다. 페이지덱은 3억 원입니다. 계약 금액 전부가 아니라 그 기간에 실제로 제공한 몫만 올라갑니다.
- 매출원가 — 그 매출을 만드는 데 직접 들어간 비용입니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는 서버 요금, 결제 수수료, 고객 지원 인건비가 여기 들어갑니다. 6천만 원입니다.
- 매출총이익 — 1번에서 2번을 뺀 2억 4천만 원입니다. 매출의 80퍼센트가 남는다는 뜻이고, 이 비율이 곧 남은 비용을 감당할 여력입니다. 소프트웨어 사업이 투자를 받기 쉬운 이유도 이 비율이 대체로 높기 때문입니다.
- 운영비 — 사업을 굴리는 데 드는 일상 비용입니다. 급여, 임차료, 광고비, 외부 도구 구독료가 해당하고 3억 원입니다. 고객이 한 명 늘어도 바로 늘지 않는다는 점에서 2번과 갈립니다.
- 영업이익 — 3번에서 4번을 뺀 값이고 본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입니다. 페이지덱은 6천만 원 적자입니다. 투자 수익이나 이자처럼 본업 밖에서 생긴 돈이 섞이지 않아서, 하는 일 자체가 돈이 되는지를 보려면 이 줄을 봅니다.
- 영업외손익과 이자·세금 — 예금 이자, 대출 이자, 환차손익처럼 본업 밖에서 생긴 것과 세금이 여기서 더해지고 빠집니다.
- 순이익 — 전부 빼고 마지막으로 남은 값이고 맨 아랫줄입니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의 출발점입니다.
이 표가 줄마다 어떤 숫자를 적을지는 발생주의 회계가 정합니다. 현금이 움직인 날이 아니라 거래가 일어난 날에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1월에 연간 계약으로 1,200만 원을 통째로 받아도 1월 매출은 100만 원이고, 나머지 1,100만 원은 선수수익이라는 이름으로 아직 갚아야 할 몫에 남습니다.
작성자와 독자
작은 회사에서는 재무를 맡은 한 사람이 회계 사무소와 함께 만듭니다. 월 결산은 다음 달 중순쯤 닫히는데, 세금계산서와 카드 명세가 다 모여야 숫자가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커지면 재무 조직이 내부용 월간 표를 먼저 내고 외부에 낼 표는 분기나 연 단위로 따로 정리합니다.
읽는 사람은 넷입니다. 첫째는 대표와 경영진입니다. 채용을 더 할지, 광고비를 줄일지 같은 결정을 이 표의 4번과 5번 줄을 보고 합니다. 둘째는 투자자입니다. 매출이 얼마나 빨리 늘었는지와 3번 줄의 비율이 유지되는지를 봅니다. 매출이 두 배가 됐는데 매출원가도 두 배가 됐다면 성장의 성격이 다릅니다. 셋째는 이사회입니다. 계획과 실제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줄마다 견줍니다. 넷째는 세무와 금융기관입니다. 세금 신고와 대출 심사가 이 표를 근거로 돌아갑니다.
독자마다 보는 줄이 다르므로 한 장을 내밀고 알아서 읽으라고 두지 않습니다. 차이가 큰 줄에는 왜 그렇게 됐는지를 한 줄씩 붙여 둡니다.
실무 용례
"이번 달 영업이익은 적자지만 매출총이익률은 유지됐습니다."
본업의 수익 구조는 그대로이고 적자는 운영비 쪽에서 났다는 뜻입니다.
"손익계산서에는 흑자로 나오는데 통장은 왜 줄었죠?"
이익과 현금이 다르게 움직이고 있으니 현금 쪽 표를 같이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매출은 이번 분기에 다 잡히는 게 아니라 열두 달로 나뉩니다."
한 번에 받은 계약 대금이라도 제공한 기간만큼만 매출로 올라간다는 설명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규원이 매달 결산이 닫히면 이 표를 한 장짜리로 정리해 팀장들과 봅니다. 지난달에는 영업이익 적자가 한 달 만에 3천만 원에서 6천만 원으로 커졌는데, 줄을 따라 내려가 보니 매출과 매출원가는 그대로였고 운영비의 광고비 항목이 두 배가 돼 있었습니다.
숫자가 결정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현우가 그 광고비로 늘어난 가입자 수를 가져와야 그 지출이 투자였는지 낭비였는지가 갈립니다. 표는 어느 줄을 물어봐야 하는지까지만 알려 줍니다.
흔한 오해
맨 아랫줄의 이익을 통장에 남은 돈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남은 돈이라는 말이 그렇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표는 거래가 일어난 기간에 맞춰 적은 것이라, 이익이 3천만 원이어도 그 대금이 다음 달에 들어올 예정이면 통장에는 없습니다. 반대로 적자인 달에 통장이 두둑할 수도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이익만 보고 지출을 늘리면 흑자인 채로 현금이 마릅니다.
매출이 늘었으니 잘하고 있다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맨 윗줄이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매출이 40퍼센트 늘 때 매출원가가 70퍼센트 늘었다면 남는 비율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서버 비용이 많이 드는 기능을 무료로 풀었거나, 손이 많이 가는 고객이 늘었을 때 이런 모양이 나옵니다. 위에서 셋째 줄까지 함께 봐야 매출이 늘어난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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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