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

Seed Round

단계

동작하는 제품을 들고 그 제품이 맞는 시장을 찾기 위해 받는 초기 투자입니다.

등장 배경

제품이 나온 다음이 가장 막막한 구간입니다. 화면은 돌아가고 가입한 팀도 몇십 곳 있는데, 그중 무엇 때문에 계속 쓰는지와 누가 돈을 낼지는 아직 모릅니다. 이 질문에 답하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대상을 바꿔 보고 가격을 바꿔 보고 기능을 덧붙여 보는 것을 여러 번 해 보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시도가 사람과 시간을 먹는다는 데 있었습니다. 창업자 두 명이 돌아가며 개발하고 고객 응대까지 하면 실험 하나에 두 달이 걸립니다. 1년에 여섯 번 시도할 수 있고, 여섯 번 안에 답을 찾지 못하면 돈이 먼저 떨어집니다. 실험 횟수가 모자라서 답을 못 찾은 회사와 방향이 틀려서 못 찾은 회사가 결과만 보면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시드는 이 구간에 쓰는 돈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어디에 맞는지 알아내는 데 씁니다. 그래서 이 돈으로 늘리는 것은 기능 개수가 아니라 실험 횟수입니다. 사람을 몇 명 더해 같은 기간에 네 갈래를 동시에 시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 라운드의 쓰임새입니다.

구간의 특징

이 구간의 조건은 제품은 있고 시장은 아직 모른다는 상태입니다. 금액과 계약 방식과 돈의 쓰임이 거기서 나옵니다.

  1. 금액과 기간이 한 단계 커집니다. 국내에서는 5억에서 30억 원 사이가 넓은 범위이고 10억 원 전후가 흔합니다. 이 돈으로 18~24개월을 버티도록 설계합니다. 지금 속도로 쓰면 현금이 몇 달 버티는지를 런웨이라고 하는데, 실험 한 번에 두세 달이 걸리니 최소 여덟 번을 돌릴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2. 기업가치를 정해서 받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매출과 사용 지표가 생겼으니 값을 매길 근거가 있고, 투자 금액도 커서 조건을 뒤로 미루기 어렵습니다. 프리 머니, 곧 투자금이 들어오기 전의 기업가치를 두고 처음으로 본격적인 협상이 벌어지는 라운드입니다.
  3. 돈을 내는 쪽이 기관으로 바뀝니다. 시드 단계를 전문으로 보는 벤처캐피털이 주로 들어오고, 그와 함께 정기 보고와 이사회가 생깁니다. 개인 엔젤이 몇 명 더 붙기도 하지만 금액의 중심은 기관입니다.
  4. 쓰는 곳은 거의 사람입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한두 명씩 더하고 첫 세일즈를 뽑습니다. 네 명이던 팀이 열 명 남짓이 되는 구간이고, 광고비는 무엇이 팔리는지 확인한 뒤에 늘립니다.

이 구간에 목표가 하나만 있다면 제품 시장 적합성을 찾는 것입니다. 만든 제품이 특정 시장의 수요와 맞물린 상태를 말하는데, 그것을 찾았다는 증거가 다음 라운드의 입장권입니다.

다음 구간의 조건

시리즈 A로 넘어가려면 시장을 찾았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야 합니다. 확인하는 항목은 넷입니다.

  1. 반복 매출의 크기입니다. 매달 자동으로 들어오는 월 반복 매출이 기준이고, 국내에서는 월 8천만에서 1억 원 사이가 자주 언급됩니다. 일회성 구축비는 여기서 빠집니다.
  2. 성장 속도입니다. 절대 금액보다 기울기를 봅니다. 월 10~15퍼센트씩 늘고 있거나 1년에 세 배가 된 기록이 있으면 이 항목은 통과입니다.
  3. 유지율입니다. 들어온 고객이 남아 있는지를 봅니다. 매달 5퍼센트씩 떠나는 사업은 열두 달 뒤에 절반이 사라지니, 매출이 늘어도 구멍 난 양동이에 물을 붓는 모양이 됩니다.
  4. 획득 경로의 반복성입니다. 고객 스무 곳을 대표의 인맥으로 데려왔다면 그 방법은 스무 곳에서 멈춥니다. 같은 방법을 반복해 100곳까지 갈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넷을 다 못 채우면 선택지가 있습니다. 기존 투자자에게서 적은 금액을 더 받아 몇 달을 늘리는 브리지 라운드를 쓰거나, 비용을 줄여 런웨이를 늘린 뒤 한 항목에 집중합니다.

실무 용례

"시드 12억 받아서 24개월 잡았습니다. 그 안에 월 반복 매출 1억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받은 금액과 버틸 기간, 그 기간에 증명할 것을 한 문장에 담은 말입니다.

"이번엔 SAFE 안 쓰고 밸류 정해서 우선주로 갑니다."

기업가치 협상을 더 미루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지금 반복 매출은 되는데 고객이 전부 대표 인맥이라 시리즈 A는 어렵습니다."

숫자는 맞아도 같은 방법을 반복할 수 없으면 조건을 못 채운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은 프리 시드 14개월째에 유료 팀 열두 곳을 들고 시드 미팅을 돌아 12억 원을 받았습니다. 24개월을 잡고 네 명이던 팀을 열두 명까지 늘렸습니다.

그 기간에 한 일의 절반은 대상을 좁히는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규모를 가리지 않고 모든 팀에 팔았는데, 스무 곳 넘게 이탈을 겪은 뒤 30명에서 200명 사이 회사에서만 유지율이 눈에 띄게 높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뒤로는 그 규모에만 영업하고 요금제도 거기에 맞춰 고쳤습니다. 22개월째에 월 반복 매출 1억 원을 넘겼고 그 기록으로 시리즈 A 미팅을 시작했습니다.

흔한 오해

제품이 완성되면 시드를 받을 수 있다고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만드는 일이 어려웠으니 그것이 끝나면 다음 문이 열린다고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라운드를 판단하는 쪽이 보는 것은 제품의 완성도가 아니라 쓰는 사람의 행동입니다. 기능이 스무 개 있는 제품보다 기능이 세 개인데 마흔 팀이 매주 들어오는 제품이 훨씬 강합니다. 완성도를 높이는 쪽으로만 여섯 달을 쓰고 나면 보여 줄 지표가 그대로라 미팅에서 할 말이 없어집니다.

금액이 클수록 좋은 시드라고 보는 오해도 흔합니다. 돈이 많으면 여유가 생기니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큰 금액에는 그만큼 높은 기업가치가 따라오고, 그 값이 다음 라운드의 출발선이 됩니다. 30억을 받아 프리 머니가 높게 잡힌 회사는 시리즈 A에서 그보다 훨씬 높은 값을 만들어야 하고, 만들지 못하면 값을 낮춰 받는 상황으로 갑니다. 지분도 그만큼 더 내줍니다. 필요한 실험 횟수를 세어 거기에 맞는 금액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증거로 받는가시드와의 차이
프리 시드팀과 문제에 대한 근거제품이 아직 없습니다. 금액이 몇 분의 일이고 기업가치를 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리즈 A시장을 찾았다는 지표찾은 것을 키우는 돈입니다. 실험이 아니라 반복이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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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