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피로도
Ad Fatigue
개념
같은 사람이 같은 광고를 거듭 보면서 반응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소재를 언제 갈아 끼울지 가늠할 때 씁니다.
등장 배경
유료 광고를 처음 돌려 보면 대개 같은 그림을 봅니다. 켠 첫 사흘은 숫자가 좋다가 둘째 주에 들어서면 같은 예산으로 같은 소재를 돌리는데 반응만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이 현상에 이름이 없던 시절에는 원인을 광고 바깥에서 찾았습니다. 매체가 우리 광고를 덜 보여 주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거나, 경쟁사가 갑자기 돈을 더 쓰는 모양이라고 짐작하거나, 소재를 만든 사람을 탓했습니다.
그래서 회의가 늘 같은 모양으로 흘렀습니다. 마케터가 "지난주엔 잘 나왔는데 이번 주에 갑자기 죽었어요" 하면 누군가 "소재를 새로 만들어 볼까요" 하고, 새 소재를 넣으면 또 사흘쯤 잘 나오다 같은 자리로 내려앉았습니다. 손을 대긴 하는데 왜 대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광고 피로도는 이 하강의 원인을 광고 쪽이 아니라 보는 사람 쪽에 두고 붙인 이름입니다. 소재가 나빠진 것도 매체가 달라진 것도 아니고, 같은 사람이 같은 그림을 네 번째 보고 있을 뿐입니다. 원인을 여기로 옮기면 손댈 곳도 달라집니다. 예산을 올리거나 입찰 전략을 다시 짜는 대신, 볼 사람을 바꾸거나 보여 줄 것을 바꾸는 쪽으로 갑니다.
작동 방식
한 사람에게 같은 광고가 거듭 닿을수록 그 사람이 광고를 누를 확률이 떨어지고, 그런 사람이 쌓이면서 전체 클릭률이 내려갑니다. 클릭률은 광고가 화면에 나온 횟수 가운데 실제로 눌린 비율입니다.
반복의 정도를 재는 숫자는 프리퀀시입니다. 한 사람이 그 광고를 평균 몇 번 봤는지를 나타내는 값이고, 노출 수를 도달한 사람 수로 나눠 구합니다. 노출은 광고가 화면에 뜬 횟수, 도달은 그 광고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 수입니다. 노출 30만 회가 10만 명에게 갔다면 프리퀀시는 3입니다.
프리퀀시가 올라가는 동안 반응은 대체로 세 구간을 지납니다.
- 1~2회 구간 — 처음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반응이 가장 좋습니다. 페이지덱이 새 소재를 건 첫 사흘 클릭률은 2.1퍼센트였습니다.
- 3~4회 구간 — 누를 사람은 이미 누른 뒤라 클릭률이 1.2퍼센트로 내려갑니다. 남은 사람들은 광고를 알아보기는 하지만 지난번에 안 누른 이유가 이번에도 그대로입니다.
- 5회 이상 구간 — 0.8퍼센트 아래로 떨어지고, 같은 사람에게 계속 노출되는 만큼 노출당 비용도 함께 오릅니다. 매체가 이미 반응하지 않는 사람에게 광고를 밀어 넣으려면 더 비싼 자리를 사야 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농담을 같은 자리에서 반복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문장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이미 다 들었을 뿐입니다.
이 하강은 대상의 크기와 묶여 있습니다. 대상이 4만 명인데 하루 노출이 4만 회면 프리퀀시는 하루에 1씩 올라가고 닷새면 5에 닿습니다. 대상이 30만 명이면 같은 예산으로 같은 지점에 닿는 데 한 달 넘게 걸립니다. 그래서 좁게 겨냥한 광고일수록 피로도가 빨리 옵니다.
쓰이는 곳
광고를 돌리는 동안 성과가 떨어졌을 때 원인을 가리는 자리에서 씁니다. 클릭률이 내려가는 이유는 여럿이지만, 프리퀀시가 함께 올라가 있으면 소재를 의심하기 전에 피로도부터 셉니다.
여기서 정하는 것은 셋입니다.
- 소재를 갈아 끼울 시점 — 반응이 처음의 절반으로 내려오면 소재 테스트에서 대기시켜 둔 다음 소재를 올립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그림과 문구가 바뀌면 다시 한 번은 봅니다.
- 대상을 넓힐 시점 — 소재를 바꿔도 사흘 만에 같은 자리로 돌아오면 소재가 아니라 모수가 모자란 것입니다. 광고 타기팅 조건을 풀어 볼 사람 자체를 늘립니다.
- 예산을 거둘 시점 — 둘 다 해 봤는데 CPA가 목표선을 넘어가면 그 캠페인에서 예산을 빼 다른 대상으로 옮깁니다. CPA 는 가입이나 구매 한 건을 만드는 데 든 비용입니다.
한 사람에게 일부러 여러 번 보여 주는 광고에서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이미 사이트에 왔다 간 사람을 다시 부르는 광고는 프리퀀시가 높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것이라 3이나 4를 위험 신호로 읽지 않습니다. 같은 숫자를 놓고도 판단이 갈리므로 캠페인마다 선을 따로 정해 둡니다.
실무 용례
"프리퀀시가 4.2까지 올라왔어요. 이번 주 안에 소재 갈아야 할 것 같습니다."
숫자 하락이 아직 크지 않아도 곧 온다는 뜻이라 미리 준비하자는 제안입니다.
"클릭률이 빠진 게 소재 문제인지 피로도인지부터 보고 오세요."
원인을 가르기 전에 조치하지 말자는 말입니다.
"대상이 너무 좁아서 소재를 아무리 바꿔도 사흘이면 다시 죽어요."
문제가 소재가 아니라 모수에 있다는 진단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말을 가장 자주 꺼내는 사람은 현우입니다. 월요일마다 지난주 캠페인을 열어 클릭률과 프리퀀시를 나란히 놓고 보는데, 클릭률만 떨어졌으면 도착한 화면이나 경쟁 상황을 보고 프리퀀시가 같이 올라가 있으면 피로도로 읽습니다.
지난 분기 4만 명을 겨냥한 캠페인이 딱 이 모양이었습니다. 첫 주 클릭률 2.1퍼센트가 셋째 주에 0.9퍼센트가 됐고 프리퀀시는 5.4였습니다. 소재를 두 벌 갈아 끼웠더니 1.6퍼센트로 올라왔다가 나흘 만에 1.0퍼센트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래서 소재를 더 만들지 않고 대상 조건에서 직무 항목을 풀어 모수를 11만 명으로 늘렸습니다.
흔한 오해
반응이 떨어지면 소재가 나빠서라고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다른 소재로 바꿨을 때 숫자가 잠깐 올라오니 그 해석이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올라온 이유는 새 소재가 더 나아서가 아니라 아직 아무도 그것을 못 봤기 때문이고, 며칠 뒤면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이 해석을 붙들고 있으면 디자이너에게 매주 새 소재를 요청하는 일만 늘고 정작 모수를 넓히는 결정은 계속 미뤄집니다.
반대로 프리퀀시를 무조건 낮게 눌러야 한다고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안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번 본 사람이 곧바로 가입하는 제품은 드물고, 특히 회사 예산을 써야 하는 제품은 여러 번 눈에 띄어야 이름을 기억합니다. 프리퀀시를 1.5로 묶어 두면 아무도 피로하지 않은 대신 아무도 우리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낮출 대상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반응이 꺾인 뒤의 노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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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