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구조

Cost Structure

개념

회사에서 돈이 나가는 항목들을 고객 수와의 관계에 따라 갈라 놓은 짜임새로, 얼마를 팔아야 남는지를 셈할 때 씁니다.

등장 배경

돈이 나가는 것을 총액 하나로만 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 얼마 썼느냐고 물으면 한 숫자가 돌아오고, 그 숫자가 지난달보다 크면 줄이자는 말이 나오는 식입니다. 총액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고객이 두 배가 되면 나가는 돈도 두 배가 되느냐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회의가 반복됐습니다. 이번 달에 3억이 나갔다는 보고를 듣고 누군가 "많이 쓰네요, 좀 줄입시다" 라고 말합니다. 어디를 줄일지 묻자 답이 없습니다. 3억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그중 어느 항목이 고객이 늘면 따라 늘고 어느 항목이 가만히 있는지를 아무도 갈라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쪽은 줄이면 회사가 작아지고 다른 쪽은 줄이면 고객을 못 받는데, 총액으로만 보면 둘이 같은 3억입니다.

비용 구조는 그 총액을 성격별로 갈라 보려고 만든 개념입니다. 갈라 놓고 나면 총액으로는 할 수 없던 계산이 가능해집니다. 몇 개를 팔아야 적자를 벗어나는지, 고객이 지금의 세 배가 되면 손익이 어떻게 변하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작동 방식

나가는 돈을 고객 수와 함께 움직이는지 아닌지로 두 덩어리로 가릅니다.

  1. 고정비. 고객이 늘든 줄든 그달에 똑같이 나가는 돈입니다. 급여, 사무실 임차료, 회계나 법무 같은 상시 계약이 여기 듭니다. 페이지덱은 45명의 인건비와 임차료를 합해 월 2억 원이 고정비입니다. 이번 달 가입이 두 배가 되어도 이 숫자는 그대로입니다.
  2. 변동비. 고객 한 명이 늘 때 따라 붙는 돈입니다. 문서를 저장하는 서버 요금, 결제 수수료, 고객마다 쓰는 외부 서비스 사용료가 그렇습니다. 페이지덱은 계정 하나당 월 2,000원입니다. 이 항목을 회계에서는 매출원가라고 부르는데, 매출을 만들기 위해 직접 들어간 비용이라는 뜻입니다.

두 덩어리를 갈라 놓으면 바로 계산이 하나 나옵니다. 계정 하나를 월 9,000원에 팔고 변동비가 2,000원이면 계정 하나가 고정비를 갚는 데 7,000원씩 보탭니다. 월 고정비 2억 원을 7,000원으로 나누면 약 2만 9천 계정입니다. 이 숫자가 손익분기점입니다. 여기까지는 팔수록 적자가 줄기만 하고, 이 선을 넘는 순간부터 계정 하나가 늘 때마다 7,000원이 그대로 남습니다.

고정비와 변동비의 비율이 사업의 성격을 정합니다. 고정비가 대부분인 회사는 손익분기점에 닿기 전까지 계속 적자라 그때까지 버틸 현금이 있어야 합니다. 대신 그 지점을 넘기면 남는 돈이 빠르게 붙습니다. 반대로 변동비 비중이 큰 회사는 적자 폭이 얕아 버티기는 쉽지만, 아무리 커져도 계정 하나가 남기는 몫이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구독형 소프트웨어가 앞쪽에, 물건을 떼어다 파는 사업이 뒤쪽에 가깝습니다.

쓰이는 곳

이 짜임새가 실제로 불려 나오는 자리는 넷입니다.

  1. 값을 정할 때. 변동비는 이 아래로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바닥선을 긋습니다. 가격 책정에서 이 선을 먼저 확인하고 그 위에서 얼마를 받을지를 정합니다.
  2. 현금이 얼마나 버티는지 볼 때. 매달 줄어드는 현금의 양을 번레이트라고 부르고, 지금 잔고를 그 값으로 나눠 몇 달이 남았는지 본 것이 런웨이입니다. 고정비가 클수록 고객이 없는 달에도 이 숫자가 빠르게 줄어듭니다.
  3. 규모를 키우기 전에. 고객을 두 배로 늘리면 변동비도 두 배가 되는데, 계정당 남는 몫이 이미 마이너스라면 두 배로 늘리는 일은 적자를 두 배로 만드는 일입니다. 고객당 손익을 보는 유닛 이코노믹스가 여기서 답을 줍니다.
  4. 바깥에 사업을 설명할 때. 투자 검토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같은 한 장짜리 정리에서 비용 칸은 늘 이 두 덩어리로 나뉘어 있습니다. 총액 하나만 적힌 칸은 읽는 쪽에서 되묻게 됩니다.

실무 용례

"이건 고정비라 이번 달 가입이 몇이든 똑같이 나갑니다."

줄이려면 사람이나 계약을 건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계정당 변동비가 2,000원이니까 9,000원 받으면 7,000원이 남는 거예요."

고정비를 갚는 데 계정 하나가 얼마씩 보태는지를 짚는 말입니다.

"지금 구조로는 2만 9천 계정을 넘겨야 흑자입니다."

고정비를 변동비 뺀 단가로 나눠 본 결과를 보고하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계산이 매번 등장하는 자리는 분기 계획 회의입니다. 규원이 다음 분기에 다섯 명을 더 뽑자고 하면 지현이 먼저 하는 일이 고정비가 얼마나 오르는지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인건비가 붙어 고정비가 월 2억 4천만 원이 되면 손익분기점이 2만 9천 계정에서 3만 4천 계정으로 올라갑니다.

숫자가 나오고 나면 논의가 채용 여부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 갑니다. 그 다섯 명이 반년 안에 계정 5천 개를 더 만들어 낼 자리인지를 따지게 됩니다. 비용 구조는 이 자리에서 결정을 내려 주지 않고, 무엇을 걸고 뽑는 것인지만 숫자로 보여 줍니다.

흔한 오해

비용 구조를 본다는 말을 비용을 줄인다는 말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비용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어 있으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실제로 이 개념이 하는 일은 항목을 성격별로 갈라 놓는 것이고, 갈라 놓은 결과가 늘리라고 말할 때도 많습니다. 변동비가 계정당 2,000원인데 단가가 9,000원이라면 계정을 더 만드는 데 돈을 쓰는 편이 맞습니다. 줄이기로만 읽는 팀은 손익분기점을 넘길 만큼 크기를 키우지 못한 채 현금만 아끼다 끝납니다.

고정비가 낮을수록 좋은 구조라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적자 폭이 얕으니 안전해 보입니다. 하지만 고정비가 낮다는 것은 대개 고객이 늘 때 따라 붙는 몫이 크다는 뜻이고, 그러면 아무리 커져도 계정 하나가 남기는 돈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계정당 9,000원을 받는데 변동비가 8,000원인 회사는 계정이 10만 개가 되어도 남는 것이 월 1억 원뿐입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구조만 보고 정할 수 없고, 손익분기점까지 버틸 현금이 있는지와 함께 봐야 답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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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