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드 미디어

Earned Media

개념

돈을 내지 않았는데 남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언급해 생긴 노출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등장 배경

마케팅 성과를 세는 기준이 오랫동안 하나였습니다. 얼마를 썼더니 몇 명이 들어왔는가. 광고비와 유입이 나란히 붙어 있으니 계산이 깔끔했고, 그 계산에 잡히지 않는 유입은 그냥 잡음으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화요일에 가입이 평소의 네 배로 뜁니다. 광고는 늘린 적이 없고 메일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회의에서 누가 "어디서 온 건가요" 하고 물으면 답할 사람이 없습니다. 사흘 뒤에야 한 사용자가 커뮤니티에 올린 후기가 백 몇십 개의 반응을 받았다는 사실이 나옵니다. 그 후기는 우리 자산이 아니어서 어느 보고서에도 자리가 없었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자 채널을 돈이 아니라 자리의 주인으로 나눠 보게 됐습니다. 우리가 가진 자리, 돈을 내고 빌린 자리, 남이 우리 이야기를 해 준 자리 셋입니다. 세 번째 자리에 붙은 이름이 언드 미디어입니다. 영어 단어가 벌었다는 뜻인 것은 공짜로 얻었다는 뜻이 아니라 살 수 없고 만들어 낸 결과로만 받는다는 뜻입니다.

작동 방식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는 것은 언급될 만한 사실까지이고, 그것을 실제로 말해 줄지는 상대가 정합니다. 이 두 칸이 나뉘어 있다는 점이 다른 채널과 가장 다른 지점입니다.

과정은 세 단계로 나뉩니다.

  1. 말할 거리가 생깁니다. 남들이 반나절 걸리던 일을 3분에 끝내 주는 기능이거나, 업계에서 아무도 공개하지 않던 숫자를 정리한 자료이거나, 사고가 났을 때 숨기지 않고 원인을 적어 올린 공지입니다. 말할 거리가 없으면 나머지 두 단계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 자리를 건너뛴 채 후기를 부탁하는 메일만 돌리는 팀이 자주 있는데, 쓸 말이 없는 고객에게서 나오는 문장은 대개 좋았다는 한 줄이고 그 한 줄은 아무도 읽지 않습니다.
  2. 남의 자리에 실립니다. 사용자가 후기를 올리거나, 기자가 기사를 쓰거나, 커뮤니티에 추천 글이 붙습니다. 이 자리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서 문구도 시점도 우리가 정하지 못합니다. 같은 기능을 두고 한 사람은 칭찬을 쓰고 한 사람은 아쉬운 점을 씁니다.
  3. 그 자리에서 사람이 넘어옵니다. 광고를 보고 들어온 사람과 달리 이미 한 번 남의 판단을 거쳐 온 사람입니다.

믿음직하게 읽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광고는 파는 쪽이 자기 돈을 내고 한 말이라 받는 사람이 걸러 듣지만, 후기는 팔아서 득 볼 것이 없는 사람이 한 말이라 그대로 들립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어디에 실렸는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집니다.

대신 켜고 끌 수 없습니다. 다음 달에 언드 미디어로 유입 3천 명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할 수 없는 종류의 약속입니다. 페이드 미디어는 예산을 두 배로 올리면 유입이 대체로 따라 오르지만, 이쪽은 예산을 두 배로 올릴 방법 자체가 없습니다. 해석할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기사 하나로 하루 유입이 열 배가 되어도 사흘이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옵니다.

쓰이는 곳

실제로 이 말이 가리키는 자리는 넷입니다.

  1. 사용자가 올린 후기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입니다. 비교 사이트의 별점, 커뮤니티 질문 글에 달린 "저희는 이거 씁니다" 같은 답글이 여기 들어갑니다. 양이 가장 많고 꾸준한 자리입니다.
  2. 기자가 쓴 기사입니다. 홍보 활동이 주로 노리는 자리이고, 언론과 관계를 관리해 실릴 확률을 높입니다. 확률을 높이는 일까지가 우리 몫이고 실을지는 매체가 정합니다.
  3.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입소문입니다. 기록이 남지 않아 세기 어렵지만 전환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가장 높습니다.
  4. 남이 만든 순위표나 정리 글입니다. 뉴스레터에서 도구 다섯 개를 소개하는 글에 이름이 들어가는 식입니다.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오가닉 채널과 같은 말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두 말이 재는 자가 다릅니다. 오가닉은 유입 한 명에 광고비가 붙는가를 묻고 언드는 그 자리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묻습니다. 검색으로 우리 블로그에 들어온 사람은 오가닉이지만 언드는 아니고, 사용자가 올린 후기를 보고 온 사람은 둘 다에 해당합니다.

작동하는 시점도 정해져 있습니다. 후보를 비교하는 단계입니다. 제품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광고가 닿고, 이미 두세 개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남이 쓴 문장이 닿습니다. 결제 직전에 제품 이름을 검색해 후기를 읽는 행동이 이 단계에서 나옵니다.

실무 용례

"이번 달 유입 늘어난 건 광고가 아니라 언드예요. 커뮤니티 글 하나 터졌습니다."

예산으로 만든 결과가 아니라서 다음 달에도 같은 숫자가 나올 거라고 보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언드 미디어를 목표 숫자로 잡지는 마세요. 대신 언급될 만한 걸 만드는 데 시간을 쓰죠."

통제할 수 없는 값을 목표로 두면 달성 여부가 운에 걸린다는 지적입니다.

"이건 광고로 밀기보다 리뷰를 모으는 쪽이 맞는 것 같은데요."

비교 단계의 고객에게는 우리가 한 말보다 남이 한 말이 더 듣기 좋다는 판단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이야기가 나온 것은 현우가 분기 보고를 준비하던 주였습니다. 유료 전환이 전달보다 30퍼센트 많은데 광고비는 그대로였습니다. 유입 경로를 뒤져 보니 다른 회사 기획자가 회의록 정리법을 쓰면서 페이지덱을 예시로 넣은 글이 원인이었습니다.

현우는 그 글을 광고로 밀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남이 쓴 글에 광고 표시가 붙는 순간 읽는 사람이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 글이 다룬 방식을 제품 안에서 더 쉽게 만들고, 비슷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자료를 정리해 보냈습니다.

흔한 오해

언드 미디어를 공짜 마케팅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지출 항목에 잡히지 않으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실제로는 돈 대신 사람 시간이 들어갑니다. 기자와 관계를 만들고, 후기를 남길 만한 고객을 찾아 부탁하고, 커뮤니티에 올라온 질문에 답을 다는 일에 누군가의 몇 달이 들어갑니다. 공짜로 보고 담당을 두지 않으면 그 자리는 조용히 비고, 반년쯤 지나 경쟁 제품 이름만 커뮤니티에 오르내리는 상태가 됩니다.

전부 좋은 말일 거라고 여기는 것도 흔합니다. 남이 자발적으로 쓴 글에는 불만도 함께 들어갑니다. 장애가 났을 때 올라오는 글도 언드 미디어이고, 이쪽이 퍼지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그 자리의 주인언드 미디어와의 차이
오운드 미디어우리문구와 발행 시점을 우리가 정합니다. 대신 이미 우리를 아는 사람에게만 닿습니다
페이드 미디어돈을 내고 빌린 남의 자리예산에 비례해 도달이 늘고 언제 켤지도 정할 수 있습니다. 대신 광고인 줄 알고 보기 때문에 같은 문장이라도 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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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