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
Ebook
산출물
주제 하나를 여러 장으로 묶어 내려받게 만든 자료이고, 연락처를 받는 대가로 주는 자리에 주로 쓰입니다.
등장 배경
블로그 글에는 오래된 아쉬움이 하나 있었습니다. 읽고 나간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글 조회수가 한 달에 2만이 나와도 영업팀에 넘길 이름은 한 건도 생기지 않습니다. 관심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 관심이 기록으로 남지 않은 겁니다.
회의에서 이 문제는 대개 같은 문장으로 등장했습니다. "읽는 사람은 많은데 남는 게 없어요." 글을 더 쓰자는 답은 같은 결과를 더 많이 만들 뿐이었습니다. 필요한 것은 읽는 사람 수를 늘리는 방법이 아니라, 읽을 만큼 읽은 사람이 이름을 적고 갈 이유였습니다.
또 하나는 분량 문제였습니다. 회의록 관리 방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려면 글 한 편으로는 모자라고, 다섯 편으로 쪼개 놓으면 순서대로 읽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묶어서 한 번에 건네야 하는 종류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북은 두 문제를 한 번에 푸는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흩어진 내용을 한 권으로 묶어 완결된 자료로 만들고, 그것을 받으려면 메일 주소를 적게 합니다. 그 대가로 회사는 리드, 곧 연락처를 남긴 잠재 고객을 얻습니다. 이렇게 무언가를 주고 연락처를 받는 장치를 리드 마그넷이라고 부르고, 이북은 그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구성 항목
보통 PDF 한 파일로 만들고 20쪽에서 40쪽 사이입니다. 안에 들어가는 것은 여섯 가지로 정리됩니다.
- 표지와 제목입니다. 받는 사람이 내려받기 전에 보는 것이 제목뿐이라 여기서 대부분이 정해집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모든 것" 보다 "회의록 정리에 주 3시간 쓰는 팀을 위한 8단계" 가 더 많이 내려받히는 것은 대상과 얻을 것이 제목에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 목차입니다. 받은 사람이 처음 하는 일은 읽기가 아니라 훑기라서, 목차가 곧 이 자료를 지금 읽을지 말지를 정하는 화면이 됩니다.
- 도입 한두 쪽입니다. 누구를 위해 쓴 자료이고 읽고 나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적습니다.
- 본문 장 세 개에서 여섯 개입니다. 장마다 하나의 질문에 답하는 구조로 두고, 순서가 실제 일하는 순서를 따라가게 놓습니다.
- 바로 쓸 수 있는 실물입니다. 체크리스트, 회의록 서식, 계산용 표 같은 것입니다. 이 자리가 비어 있으면 읽고 좋았다는 감상만 남고 월요일에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받은 사람이 다음 회의에서 실제로 꺼내 쓸 수 있는 물건을 한 개 이상 넣습니다.
- 마지막 장과 뒷표지입니다. 다룬 내용과 제품이 만나는 지점을 한 쪽으로 정리하고 다음 행동을 권하는 CTA를 답니다. 무료 체험 신청이나 상담 예약 버튼이 여기 붙습니다.
내려받는 자리도 구성의 일부입니다. 이름과 메일 주소를 받는 랜딩 페이지를 따로 만들고, 그 페이지에는 표지 이미지와 목차와 받는 사람의 조건을 적습니다. 항목을 여덟 개씩 받으면 입력하다 말고 나가는 사람이 크게 늘어서, 초기에는 메일 주소 하나만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성자와 독자
쓰는 쪽은 대개 콘텐츠 담당자 한 명과 디자이너 한 명입니다. 처음부터 새로 쓰는 일은 드물고, 이미 반응이 좋았던 글 다섯 편을 골라 순서를 다시 잡고 빠진 장을 채우는 콘텐츠 리퍼포징 방식으로 만듭니다. 한 편에 들이는 시간은 새 글 한 편의 서너 배쯤이고, 조판과 검수까지 보통 3주에서 6주가 걸립니다.
읽는 쪽은 그 주제를 이미 알고 자료를 모으는 단계에 있는 사람입니다. 제품 이름을 오늘 처음 들은 사람은 30쪽짜리 파일을 받지 않습니다. 회의록 관리 방식을 바꾸기로 이미 정해 놓고 어떻게 바꿀지를 찾는 사람이 받습니다.
그래서 이북으로 들어온 리드는 수는 적고 질은 높은 쪽에 속합니다. 같은 달에 광고로 리드 300건, 이북으로 80건이 들어왔다면 상담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대체로 뒤쪽이 몇 배 높습니다. 대신 받은 사람의 절반 이상은 파일을 열어 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메일로 요약본과 체크리스트를 따로 보내는 리드 너처링 과정을 붙여 둡니다.
성과도 한 숫자로 보지 않고 세 칸으로 나눠 봅니다. 랜딩 페이지에 들어온 사람 가운데 몇 퍼센트가 연락처를 적었는지, 적은 사람 가운데 몇 명이 파일을 열었는지, 연 사람 가운데 몇 명이 다음 행동으로 넘어갔는지입니다. 첫 칸이 낮으면 제목과 입력 항목을 손보고, 마지막 칸이 낮으면 대상을 잘못 골랐거나 마지막 장의 연결이 약한 것입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 리드 마그넷은 이북으로 갑니다. 블로그 글 다섯 편 묶으면 돼요."
새로 쓰는 게 아니라 있는 것을 묶어 만든다는 뜻이고, 그래서 일정이 3주로 잡힌다는 말입니다.
"이북 다운로드는 400건인데 상담 신청이 두 건이네요."
받는 사람과 살 사람이 어긋났거나 마지막 장의 연결이 약하다는 지적입니다.
"이건 이북이 아니라 화이트페이퍼로 내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읽을 사람이 실무자가 아니라 결재를 올려야 하는 사람이라는 판단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첫 이북을 만든 것은 현우였습니다. 회의록 관련 블로그 글 다섯 편이 검색에서 꾸준히 걸리는데 그 글들로 들어온 사람 중 가입까지 가는 비율이 낮다는 것이 출발점이었습니다. 다섯 편을 순서대로 이어 붙이고 회의록 서식 세 종과 점검표 한 장을 더해 32쪽으로 묶었습니다.
첫 달에 내려받은 사람은 210명이었고 그중 34명이 무료 체험을 시작했습니다. 현우가 다음에 한 일은 새 이북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내려받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176명에게 보낼 메일 세 통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흔한 오해
이북을 말 그대로 책으로 여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름에 책이 들어 있으니 두껍고 완결된 것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60쪽을 채우려고 아는 것을 전부 밀어 넣게 되는데, 실제로 읽히는 것은 앞의 서너 쪽과 체크리스트뿐입니다. 분량을 채우는 데 두 달을 쓰면 그 두 달 동안 리드는 한 건도 들어오지 않고, 다 만든 뒤에는 고치기가 아까워 낡은 내용을 1년씩 그대로 둡니다. 20쪽으로 내고 반응을 보며 고치는 쪽이 대체로 낫습니다.
내려받은 수를 성과로 읽는 것도 흔합니다. 표지가 좋으면 그 숫자는 쉽게 오르지만, 그 사람들이 살 만한 사람인지는 그 숫자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세어야 하는 것은 내려받은 뒤에 무엇을 했는지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읽는 사람 | 이북과의 차이 |
|---|---|---|
| 화이트페이퍼 | 근거를 모아 결재를 올려야 하는 사람 | 주장보다 자료와 출처가 앞에 옵니다. 조사 결과와 수치를 싣고 문장도 딱딱해서, 읽기 쉽게 만드는 이북과는 목적부터 갈립니다 |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