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MRR
Expansion MRR
지표
이미 있던 고객이 좌석을 늘리거나 상위 요금제로 옮기면서 이번 달에 더 내게 된 반복 매출입니다.
등장 배경
한동안 구독 사업의 성적표는 숫자 하나였습니다. 월 반복 매출, 곧 이번 달에 반복해서 들어오기로 되어 있는 금액의 합입니다. 지난달 4,800만 원이 이번 달 5,000만 원이 됐으면 200만 원 늘었다고 적고 회의가 끝났습니다.
이 숫자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규원이 투자자에게 성장 중이라고 말했더니 돌아온 말이 늘어난 200만 원이 어디서 왔느냐였습니다. 새로 들어온 고객이 만든 것인지, 원래 있던 고객이 더 쓰게 된 것인지, 그사이 나간 고객은 얼마였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는데 그때 페이지덱에는 답할 자료가 없었습니다.
나눠 보면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회사를 가리킵니다. 이번 달 순증이 600만 원인 회사가 둘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 곳은 새 고객에게서 1,100만 원을 받고 나가는 고객 때문에 500만 원을 잃어 600만 원이 남았습니다. 다른 곳은 새 고객이 700만 원이고 잃은 돈이 100만 원입니다. 합계는 같지만 앞쪽은 밑 빠진 독에 물을 세게 붓는 중이고 뒤쪽은 독이 멀쩡합니다. 마케팅비를 줄이는 순간 앞쪽만 무너집니다.
그래서 한 달 사이의 변화를 네 조각으로 가릅니다. 새 고객이 만든 신규 MRR, 기존 고객이 더 내게 된 확장 MRR, 떠나거나 요금제를 낮춰 사라진 이탈 MRR, 그리고 셋을 더하고 뺀 순증 MRR입니다. 확장 MRR은 그중 새 고객을 데려오지 않고도 늘어난 몫을 따로 세는 자리입니다.
계산 방법
지난달에도 있었고 이번 달에도 있는 고객만 놓고, 각자의 금액이 늘어난 부분만 더합니다. 순서는 셋입니다.
- 두 달 모두 결제한 고객을 추립니다. 이번 달에 처음 결제한 고객은 신규 MRR 쪽이라 여기서 빠집니다.
- 고객마다 이번 달 반복 금액에서 지난달 반복 금액을 뺍니다.
- 뺀 값이 양수인 고객만 더합니다. 음수는 이탈 MRR 쪽으로 넘깁니다.
고객 세 곳으로 해 보면 이렇습니다. A는 월 50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올라 30만 원이 늘었고, B는 30만 원 그대로이고, C는 4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내려가 15만 원이 줄었습니다. 이번 달 확장 MRR은 A의 30만 원뿐입니다. C의 15만 원은 확장에서 빼는 것이 아니라 이탈 MRR로 따로 적습니다. 양쪽을 상계해 15만 원으로 적으면 이번 달에 늘어난 고객도 줄어든 고객도 모두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세는 과정에서 자주 어긋나는 것이 셋 있습니다. 첫째, 일회성으로 받은 돈은 넣지 않습니다. 초기 설정을 대행해 주고 받은 300만 원은 다음 달에 다시 들어오지 않으니 반복 매출이 아닙니다. 둘째, 연간 계약은 열두 달로 나눠 한 달치만 넣습니다. 셋째, 해지했다가 몇 달 뒤 돌아온 고객은 확장이 아닙니다. 지난달에 없던 고객이라 1번 조건에서 이미 걸러지고, 보통 복귀분으로 따로 세거나 신규로 잡습니다.
좋은 수준의 기준
절대값보다 이탈 MRR과 견준 크기를 먼저 봅니다. 확장 MRR이 이탈 MRR보다 크면 새 고객을 한 곳도 데려오지 않아도 기존 고객만으로 매출이 늘어납니다. 이 관계를 비율로 적은 것이 순 매출 유지율입니다. 이번 달 시작 금액이 5,000만 원이고 확장이 300만 원, 이탈이 500만 원이면 96퍼센트라 기존 고객 쪽에서 매달 조금씩 줄어드는 상태이고, 확장 600만 원에 이탈 300만 원이면 106퍼센트라 그 반대입니다.
두 번째로 보는 것은 전체 증가분에서 확장이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고객이 얼마 없는 초기에는 늘어나는 돈이 거의 전부 신규에서 나오는 것이 정상입니다. 고객이 쌓이고 제품이 업무에 자리 잡으면 확장 비중이 올라가고, 기업 고객을 상대하는 사업에서는 30퍼센트를 넘기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비중이 몇 분기째 한 자리 숫자에 머물러 있으면 제품이 한 팀의 한 업무에만 붙어 있다는 뜻이라 확장을 더 팔기 전에 그쪽을 봅니다.
큰 값이 늘 좋은 것은 아닙니다. 쓰지도 않을 좌석을 미리 팔아 이번 달 확장 MRR을 키우면 그 금액은 다음 계약 시점에 이탈 MRR로 되돌아옵니다. 두 숫자를 한 화면에 놓고 같은 기간으로 보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실무 용례
"이번 달 순증은 괜찮은데 확장이 거의 없어요. 전부 신규로 만든 숫자입니다."
광고를 멈추면 그대로 멈추는 성장이라는 지적입니다.
"확장 MRR이 이탈을 넘었습니다. 신규를 0으로 놔도 매출이 안 줄어요."
기존 고객만으로 매출이 유지되는 상태가 됐다는 뜻입니다.
"그 300만 원은 확장이 아니라 일회성 구축비라 빼야 합니다."
다음 달에 다시 들어오지 않는 돈을 반복 매출에 넣었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숫자를 따로 세기 시작한 것은 월간 지표 회의에서 규원이 같은 질문을 세 번 받은 뒤였습니다. 그전까지 화면에는 월 반복 매출 한 줄과 지난달 대비 증감만 있었고, 왜 늘었는지는 매번 수아가 계정을 하나씩 열어 확인해 답했습니다. 네 조각으로 나눈 뒤로는 회의에서 다루는 것이 합계가 아니라 조각의 모양이 됐습니다. 확장이 신규를 따라잡는 달이 나오면 그 달에 무엇이 달랐는지를 먼저 뒤집니다.
흔한 오해
확장 MRR이 신규 MRR보다 크면 좋은 회사라고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고객이 알아서 더 쓴다는 뜻이니 그렇게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관계는 신규가 말라붙었을 때도 똑같이 만들어집니다. 새 고객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회사에서 기존 고객 몇 곳이 좌석을 늘리면 비중은 뒤집히고, 그 상태로 1년을 보내면 확장을 일으킬 고객의 수 자체가 늘지 않아 다음 해에는 확장도 함께 멈춥니다. 비중만 보지 않고 두 값의 크기를 같이 보는 이유입니다.
영업이나 고객 성공 담당의 성과 지표로 그대로 쓰는 것도 흔합니다. 확장 MRR은 사람이 설득해 만든 금액과 고객이 알아서 좌석을 늘린 금액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업셀, 곧 상위 요금제로 올리도록 권하는 판매로 만든 몫만 따로 보려면 제안이 나간 계정을 기록해 두고 따로 세야 합니다. 구분 없이 평가에 붙이면 담당자는 이미 늘고 있던 계정에만 이름을 올리고, 정작 손이 필요한 계정은 아무도 맡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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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