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운영 책임자
Chief Operating Officer
역할
회사가 정한 방향이 실제로 굴러가도록 부서와 절차와 인력을 매주 챙기는 경영진 자리입니다.
등장 배경
구성원이 열댓 명인 회사에는 이 자리가 없습니다. 대표 한 사람이 투자자를 만나고 면접을 보고 이번 주에 무엇을 내보낼지까지 정해도 하루가 돌아갑니다. 부서라고 할 것도 없어서 결정이 누구 몫인지 따질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사람이 마흔 명을 넘기면서 사정이 달라집니다. 어느 부서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는 일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그런 일은 주인이 없어서 계속 미뤄집니다. 페이지덱에서 실제로 벌어진 장면이 이렇습니다. 세일즈를 맡은 수아가 기업 고객이 요구한 권한 관리 기능을 언제 넣을 수 있는지 묻자 개발을 맡은 태오가 이번 분기 일정이 이미 차 있다고 답했습니다. 둘 다 틀린 말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둘 사이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결정을 내릴 사람은 대표인 규원인데 규원은 그 주에 투자 미팅으로 이틀을 비웠고, 그렇게 2주가 지났습니다.
최고 운영 책임자는 이런 일이 대표의 일정에 걸려 멈추지 않도록 둔 자리입니다. 최고 경영자가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을 맡는다면 이쪽은 되돌릴 수 있지만 매주 손이 가야 하는 것을 맡습니다. 어느 시장을 접을지는 앞쪽이고, 그 시장에서 철수하는 동안 세 부서가 무엇을 언제 하는지는 이쪽입니다. 회사가 어느 스타트업 단계에 와 있느냐에 따라 이 자리를 따로 두는지가 갈립니다. 구성원 백 명 전에는 대표가 겸하는 회사가 많고, 그 선을 넘으면 대부분 사람을 따로 앉힙니다.
하루 업무
하루의 대부분은 막힌 결정을 풀고 진척을 확인하는 데 들어갑니다. 새로운 것을 구상하기보다 이미 정해진 것이 실제로 진행되는지를 확인하는 쪽에 시간이 쏠립니다. 자주 반복되는 일은 다섯 가지입니다.
- 목표 진척 확인. 분기 목표를 OKR 같은 형식으로 적어 두었다면 그 항목이 지금 몇 퍼센트인지, 밀린 항목은 왜 밀렸는지를 주 단위로 봅니다. 숫자를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밀린 이유를 찾아 치우는 것이 목적입니다.
- 부서 사이에 낀 일 결정. 위의 권한 관리 기능처럼 세일즈와 개발이 각자 맞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 어느 쪽을 이번 분기에 넣을지 정합니다. 이 결정은 대개 완벽한 답이 없고, 답이 없다는 이유로 미루면 손해가 계속 쌓입니다.
- 채용 속도 관리. 채용이 계획보다 늦으면 제품 일정도 같이 늦습니다. 이번 분기에 개발자 넷을 뽑기로 했는데 두 달 동안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았다면, 면접 단계가 긴지 처우 조건이 낮은지 채용 공고가 안 읽히는지를 나눠서 봅니다.
- 주기 관리. 경영 계획의 분기 시작과 마감이 제때 돌아가게 합니다. 분기 시작 2주 전에 각 부서가 목표를 가져오게 하고, 끝난 다음 주에 결과를 모아 확인하는 일정을 관리합니다.
- 절차 만들기. 같은 문제가 세 번 반복되면 규칙으로 바꿉니다. 매번 대표에게 물어보던 지출 승인을 금액 기준으로 나눠 두는 식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이 자리는 혼자 결정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결정을 잇는 쪽에 가깝습니다. 자주 마주 앉는 상대는 넷입니다.
대표와는 매주 붙습니다. 분담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기준은 대체로 같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일과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은 대표가, 안에서 굴러가는 일은 최고 운영 책임자가 맡습니다.
부서 리더와는 목표와 자원을 두고 이야기합니다. 최고 기술 책임자, 최고 제품 책임자, 최고 재무 책임자가 각자 조직을 맡고 있고, 이 셋의 계획이 서로 맞물리는지를 보는 것이 최고 운영 책임자의 몫입니다. 제품 조직이 3월에 내보내겠다고 한 기능과 기술 조직이 3월에 잡아 둔 서버 증설 일정이 어긋나 있으면 그 자리에서 조정합니다.
이사회와는 분기마다 만납니다. 대표가 방향과 투자 이야기를 하면 최고 운영 책임자는 지난 분기에 무엇이 실제로 됐는지를 숫자로 보고합니다.
창업자와의 관계는 회사마다 가장 다릅니다. 창업자가 대표를 맡고 있으면 위의 분담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창업자가 제품이나 기술 조직에만 있는 경우에는 부서 리더와 같은 자리에서 만납니다.
실무 용례
"그건 운영 이슈니까 이번 주 COO 미팅에서 정하시죠."
부서 하나가 단독으로 정할 수 없는 사안이니 조정하는 자리로 넘기자는 말입니다.
"우리는 아직 COO를 따로 두지 않고 대표가 겸하고 있습니다."
회사 규모가 아직 그 자리를 나눌 만큼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채용이 두 달째 밀리고 있는데 COO 쪽에서 원인 정리해 주기로 했어요."
조직 전체에 걸친 문제라 한 부서가 아니라 조정 역할에 원인 파악을 맡겼다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이 구성원 45명이 되던 무렵, 규원은 매주 목요일 오후를 운영 회의로 비워 두기 시작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부서 리더들이 모여 이번 주에 부서 사이에 걸린 안건을 올립니다. 수아가 기업 고객 요청 기능을 올리면 태오가 그것을 넣으려면 무엇이 밀리는지 말하고, 그 자리에서 넣을지 미룰지를 정합니다. 미루기로 하면 수아가 고객에게 무엇이라고 답할지까지 같이 정해 둡니다.
회의가 없던 시절과 달라진 것은 결정의 질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2주씩 떠다니던 안건이 길어도 일주일 안에 결론이 납니다.
흔한 오해
최고 운영 책임자를 대표 다음가는 2인자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영어 직함에 최고라는 말이 들어가고 대표와 가장 자주 만나는 자리라서 그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 자리의 권한은 서열이 아니라 맡은 범위에서 나옵니다. 조직 운영과 실행에 관해서는 결정하지만 회사의 방향이나 사업 구조를 바꾸는 결정은 대표와 이사회 몫입니다. 서열로 이해하면 부서 리더들이 자기 조직의 결정까지 이 자리에 올려 보내기 시작하고, 그러면 원래 풀려던 병목이 그 자리에 다시 생깁니다.
모든 회사에 있어야 하는 자리로 보는 것도 흔한 오해입니다. 다른 회사 조직도에 있으니 우리도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이 자리는 조정할 부서가 여럿일 때 값을 합니다. 구성원 스무 명에 부서가 둘인 회사가 이 자리를 만들면 결정 단계가 하나 늘어난 것 말고는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자리를 먼저 만들고 할 일을 찾는 순서가 되면 그 사람은 대표의 업무를 나눠 받는 비서 역할에 머물게 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맡는가 | 최고 운영 책임자와의 차이 |
|---|---|---|
| 최고 경영자 | 회사 전체를 대표하고 마지막 결정을 내립니다 |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과 회사 밖을 맡습니다. 최고 운영 책임자는 그 결정이 안에서 실행되게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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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