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보상
Equity Compensation
개념
현금 대신 회사 지분을 떼어 주는 보상으로, 회사가 커졌을 때 받을 몫을 미리 약속해 오래 함께 일할 이유를 만들 때 씁니다.
등장 배경
작은 회사는 현금 싸움에서 이기지 못합니다. 같은 개발자를 놓고 대기업이 연봉 8천만 원을 부를 때 구성원 45명짜리 회사가 낼 수 있는 돈은 5천 5백만 원입니다. 그 차이를 메울 방법이 없으면 필요한 사람은 언제나 돈을 더 주는 쪽으로 갑니다.
그 불편은 최종 면접 다음 주에 가장 자주 드러났습니다. 몇 주를 들여 설득한 후보가 "제안 감사한데 조건이 아쉬워서요" 라고 답하고, 회사는 더 부를 금액이 없어 거기서 대화가 끝났습니다. 반대쪽 문제도 같이 있었습니다. 초기에 합류해 제품을 맨바닥에서 만든 사람과 회사가 자리를 잡은 뒤 들어온 사람이 비슷한 기본급을 받았습니다. 기본급은 지금 하는 일에 매기는 값이라 몇 해 전의 위험을 셈에 넣지 못합니다.
주식 보상은 이 둘을 한꺼번에 푸는 방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회사가 지금 가진 현금이 아니라 앞으로 커질 회사의 조각을 보상으로 씁니다. 회사 값이 열 배가 되면 그 조각도 열 배가 되니 일찍 들어와 위험을 나눠 진 사람이 더 많이 받고, 회사는 통장에 없는 돈으로 오늘 사람을 뽑습니다. 대신 값이 언제 얼마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작동 방식
몇 주를 언제 어떤 조건으로 준다는 약속을 계약서에 적어 두고, 그 조건이 채워질 때마다 약속한 주식이 그 사람 몫으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계약서가 정하는 것은 셋입니다.
- 수량입니다. 3천 주, 5천 주처럼 주 수로 적습니다. 퍼센트로 적는 경우는 드문데, 앞으로 투자를 받으면 전체 주식 수가 늘어 같은 주 수의 지분율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 기간입니다. 약속한 주식을 한 번에 넘기지 않고 재직 기간에 따라 나눠 확정하는 베스팅을 겁니다. 4천 주를 4년에 걸어 두면 매달 83주쯤이 그 사람 것이 되고, 2년 일하고 나가면 2천 주를 가져갑니다. 여기에 클리프가 붙는 일이 많습니다. 1년 클리프면 11개월 만에 나간 사람은 한 주도 못 가져가고, 12개월을 채운 사람은 그 순간 1년치가 한꺼번에 확정됩니다.
- 방식입니다.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느냐, 조건을 채우면 주식 자체를 주느냐로 갈립니다. 앞이 스톡옵션이고 뒤가 RSU입니다. 둘의 차이는 아래 대비 표에서 다룹니다.
값이 실제로 손에 잡히는 순간은 따로 있습니다. 상장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사고팔 시장이 없어서, 확정된 주식을 들고 있어도 현금으로 바꾸지 못합니다. 주식을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 공개를 하거나 회사가 다른 회사에 팔릴 때, 또는 투자사가 기존 주주의 주식을 사 주는 자리가 열릴 때 비로소 돈이 됩니다. 합류부터 그 순간까지 5년에서 10년이 걸리고, 그 전에 회사가 문을 닫으면 값은 0입니다.
쓰이는 곳
가장 자주 쓰이는 자리는 채용 오퍼입니다. 기본급과 성과급과 주식을 한 장에 적어 후보에게 보내고, 셋을 합친 총 보상으로 다른 회사 제안과 견줍니다. 여기서 주식은 정해진 값이 아니라 가정한 값입니다. 마지막 투자 때 매긴 주당 가격 8천 원으로 계산하면 3천 주가 2천 4백만 원이지만, 다음 투자에서 주당 2만 원이 되면 같은 3천 주가 6천만 원입니다.
이미 들어온 사람을 붙잡는 데도 씁니다. 베스팅이 4년에 걸려 있으니 2년 차 구성원은 아직 절반을 받지 못한 상태이고, 지금 나가면 그 절반을 두고 나갑니다. 4년을 다 채운 사람에게는 새 물량을 다시 걸어 주는 회사가 많습니다.
회사 쪽에서는 이 약속이 지분표에 그대로 쌓입니다. 누가 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정리한 주주명부에 구성원에게 약속한 몫을 따로 잡아 두고, 새로 뽑을 때마다 거기서 꺼내 씁니다. 이 몫을 넉넉히 잡으면 창업자와 투자사의 지분율이 그만큼 낮아지므로, 얼마를 떼어 둘지는 투자 협상에서 같이 정해지는 숫자입니다.
실무 용례
"현금은 시장 중간값보다 조금 낮은데 주식을 3천 주 얹었습니다."
부족한 연봉을 지분으로 메운 오퍼라는 뜻입니다.
"4년 베스팅에 1년 클리프입니다."
1년을 못 채우고 나가면 약속한 주식이 없던 일이 된다는 안내입니다.
"이번에 들어오는 분들 몫은 풀에서 빼면 되죠?"
미리 떼어 둔 구성원 몫이 아직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은 시리즈 A를 받은 직후 개발자 세 명을 뽑기로 했습니다. 규원이 잡은 연봉 범위가 대기업보다 1천만 원 이상 낮아서, 그 차이를 주식으로 메우는 안을 지현과 함께 짰습니다. 레벨마다 기본 물량을 정해 두고, 연봉을 깎는 대신 물량을 늘리는 선택지를 후보에게 같이 보냈습니다.
세 명 중 둘이 주식이 더 많은 쪽을 골랐고 한 명은 현금을 골랐습니다. 현금을 고른 사람은 전셋집 대출이 잡혀 있어 5년 뒤의 몫보다 이번 달 금액이 중요했습니다. 규원은 이 답을 듣고 오퍼 양식을 바꿨습니다. 주식 금액을 한 줄로 적어 보내는 대신 주당 가격을 얼마로 잡아 계산한 값인지, 언제부터 얼마씩 확정되는지를 같이 적기로 했습니다.
흔한 오해
받은 주식 수에 주당 가격을 곱한 금액을 지금 가진 돈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오퍼에 "주식 보상 2천 4백만 원" 이라고 한 줄로 적혀 있으니 연봉 옆에 나란히 놓고 더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금액은 마지막 투자 때 매긴 주당 가격을 곱한 값일 뿐이고, 그 가격은 회사가 판 적 없는 가격입니다. 이 숫자를 믿고 연봉을 1천만 원 깎아 합류한 사람은 몇 해 뒤 회사가 그 가격에 팔리지 않으면 깎은 만큼을 그냥 잃습니다.
퍼센트로 받았으니 그 비율이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흔합니다. 계약서에 0.5퍼센트라고 적혀 있으면 앞으로도 0.5퍼센트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다음 투자를 받을 때마다 새 주식이 발행되어 전체 주식 수가 늘고, 내 주 수가 그대로면 비율은 내려갑니다. 투자를 두어 번 더 받는 동안 0.5퍼센트가 0.3퍼센트가 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비율이 내려가도 회사 값이 더 크게 올랐다면 금액은 커지므로, 비율만 보고 손해를 봤다고 읽으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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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