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마케터

Content Marketer

역할

고객이 이미 궁금해하는 주제를 글과 영상으로 만들어 제품을 모르던 사람을 데려오는 역할입니다.

등장 배경

마케팅이 곧 광고이던 시절에는 회사가 하고 싶은 말을 돈을 내고 사람들 앞에 놓았습니다. 그러다 사람들이 광고를 피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배너는 눈으로 걸러 내고 영상 광고는 5초 뒤에 건너뛰었습니다. 같은 노출을 사려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했고, 클릭당 비용은 매년 올랐습니다.

예산 회의 장면이 이 변화를 보여 줍니다. 광고 담당이 "작년에 클릭당 800원이던 게 올해 2,400원입니다" 하고 보고하면, 대표가 "그럼 안 사고 데려오는 방법은 없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방법은 있었습니다. 광고를 피하는 사람도 검색창에는 여전히 질문을 치고 있었으니까요. "회의록 잘 쓰는 법" 을 검색한 사람에게 그 답이 적힌 글을 내놓으면, 그 사람은 광고를 본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을 찾은 셈이 됩니다.

그 답을 만드는 일이 콘텐츠 마케팅이고, 이 일을 전담하는 사람이 콘텐츠 마케터입니다. 별도 역할로 갈라진 이유는 필요한 기술이 달라서입니다. 광고는 매일 숫자를 보며 예산을 옮기는 일이고, 이쪽은 주제를 고르고 글을 쓰고 반년 뒤의 결과를 기다리는 일입니다. 한 사람이 둘 다 맡으면 대개 오늘 숫자가 나오는 쪽에 시간을 다 씁니다.

하루 업무

하루는 대개 어제 나간 글의 유입을 확인하는 일로 시작하지만, 시간의 대부분은 아직 나가지 않은 글에 씁니다. 한 편이 기획에서 발행까지 가는 데 2~3주가 걸리고 여러 편이 동시에 다른 단계에 놓여 있습니다.

  1. 주제 고르기 — 키워드 리서치로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검색창에 치는 말을 찾아 고르는 일입니다. "협업 툴" 은 한 달에 5,000번 검색되지만 경쟁이 심하고, "회의록 템플릿 무료" 는 800번이어도 쓸 사람이 바로 찾아옵니다. 어느 쪽을 고를지는 콘텐츠 전략이 정해 둔 대상과 순서를 봅니다.
  2. 일정에 얹기 — 고른 주제를 에디토리얼 캘린더에 날짜와 담당자로 붙입니다. 콘텐츠는 급한 일에 늘 밀려서 날짜를 적어 두지 않으면 두 달이 그냥 지나갑니다.
  3. 쓰기 — 대개 블로그 포스트 형태입니다. 직접 쓰기도 하고 외부 필자에게 맡기고 방향을 잡아 주기도 합니다. 제품 이야기를 어디에 얼마나 넣을지가 매번 걸리는 대목인데, 글 전체가 제품 소개가 되면 읽던 사람이 나갑니다.
  4. 검색에 걸리게 만들기 — 검색 엔진 최적화를 거칩니다. 제목과 소제목에 고른 말이 들어가 있는지, 관련 글끼리 링크로 묶여 있는지를 봅니다.
  5. 내보내기 — 발행한 뒤 뉴스레터와 소셜 계정으로 다시 돌립니다. 검색으로 사람이 오기까지 몇 달이 걸리므로 그동안의 유입은 이쪽에서 나옵니다.
  6. 성과 읽기 — 보통 한 달에 한 번, 글별 유입과 그 글을 읽은 사람이 가입까지 갔는지를 봅니다. 여기서 나온 답이 1번의 다음 목록을 바꿉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혼자 쓰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네 방향에서 재료를 받아 옵니다.

제품팀에서는 무엇이 새로 나왔고 그것이 어떤 문제를 푸는지를 받습니다. 기능 이름만 받으면 글이 설명서가 되므로, 그 기능을 쓰는 사람이 원래 무엇 때문에 불편했는지까지 물어 옵니다. 세일즈에서는 고객이 실제로 묻는 질문을 받습니다. 상담에서 같은 질문이 세 번 나오면 그게 다음 글의 주제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수아가 상담 기록에 남긴 질문 목록이 매달 한 번 넘어오고, 거기서 두세 개가 그대로 제목이 됩니다. 디자이너에게는 글에 넣을 도식과 표지를 부탁하는데, 이쪽은 일정이 겹치기 쉬워 발행일보다 한 주 앞서 요청해 두는 것이 보통입니다.

마케팅 안쪽에서는 서로 다른 시간표를 맞춥니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오늘 돈을 넣어 오늘 사람을 데려오고, 콘텐츠 쪽은 반년 뒤를 보고 씁니다. 잘된 글을 광고로 밀어 주는 식으로 둘이 붙는 자리가 생기는데, 이때 예산을 누가 대는지가 매번 논쟁거리입니다. CRM 마케터에게는 이미 연락처를 남긴 사람에게 보낼 글을 넘기고, 그로스 마케터에게서는 어떤 글이 가입으로 이어졌는지를 실험 결과로 돌려받습니다.

실무 용례

"이 주제는 검색량이 적어도 씁니다. 찾는 사람이 정확히 우리 고객이에요."

조회수보다 누가 읽는지를 보고 고른다는 뜻입니다.

"이번 달 유입 40퍼센트가 작년에 쓴 글 세 편에서 나왔어요."

한 번 자리 잡은 글이 계속 일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기능 소개로 가면 이탈합니다. 제품 이야기는 마지막 문단에만 넣을게요."

글의 목적이 판매가 아니라 검색으로 들어온 사람을 붙잡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현우가 이 일을 겸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A 직후라 콘텐츠 전담이 따로 없고, 그로스 실험과 글 쓰는 일을 한 사람이 나눠 맡는 상태입니다. 매달 첫 주에 지난달 글별 유입을 펼쳐 놓고 다음 달 주제 네 개를 고르는데, 이 자리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이건 지금 안 써도 된다" 입니다. 쓸 수 있는 주제는 늘 스무 개쯤 있고 실제로 나갈 수 있는 건 네 개라서, 고르는 일이 쓰는 일보다 결과를 더 크게 가릅니다.

흔한 오해

글을 잘 쓰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산출물이 글이니 자연스러운 생각입니다. 하지만 성과를 가르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주제 선택입니다. 아무도 검색하지 않는 주제로 쓴 명문은 읽히지 않고, 찾는 사람이 많은 주제로 쓴 평범한 글은 몇 해를 데려옵니다. 글솜씨만 보고 뽑은 팀은 잘 읽히는 글이 쌓이는데 가입은 늘지 않는 상태를 마주합니다.

조회수를 목표로 읽는 것도 흔합니다. 숫자가 크면 잘한 것처럼 보이니까요. 그런데 조회수는 주제를 넓게 잡을수록 쉽게 오릅니다. "재택근무 트렌드" 로 쓰면 1만 명이 읽고 가입은 두 건, "회의록 템플릿" 으로 쓰면 800명이 읽고 가입은 마흔 건이 나오는 식입니다. 조회수를 올리라는 주문을 받은 담당자는 넓은 주제로 옮겨 가고, 반년 뒤에는 방문자 수만 세 배가 된 채 가입은 그대로인 상태가 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만드는가콘텐츠 마케터와의 차이
브랜드 마케터제품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인식콘텐츠 쪽은 지금 검색하는 사람을 데려오는 일이라 유입과 가입으로 성과를 재고, 브랜드 쪽은 아직 찾지 않는 사람의 머릿속을 다루므로 인지도 조사처럼 다른 자로 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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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