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마케팅

CRM Marketing

개념

이미 이름과 연락처를 아는 고객에게 메일이나 알림을 보내 다시 쓰게 만드는 활동으로, 새 고객을 데려오는 것보다 적은 돈으로 매출을 올립니다.

등장 배경

마케팅이라는 말이 오래 가리킨 것은 모르는 사람을 데려오는 일이었습니다. 신문에 광고를 싣고 전단을 돌리고 검색 결과 맨 위 자리를 사는 것이 전부 거기에 속합니다. 한 번 물건을 사 간 사람에게 다시 말을 거는 통로는 사실상 없었습니다. 명부에 이름과 주소를 적어 두었더라도 수천 명에게 편지를 부치려면 인쇄비와 우편료가 들었고, 그 편지를 받은 사람이 실제로 다시 왔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거래는 한 번으로 끝났고, 매출을 늘리는 길도 새 사람을 더 데려오는 것뿐이었습니다.

제품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두 가지가 바뀌었습니다. 첫째, 가입 화면에서 이메일 주소를 받아 두게 되면서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의 명단이 저절로 쌓였습니다. 둘째, 그 명단에 메일 한 통을 보내는 값이 거의 0에 가까워졌습니다. 우표 한 장에 400원이던 것이 만 명에게 보내도 몇천 원인 세계로 바뀐 것입니다. 여기에 누가 언제 들어와 무엇을 눌렀는지가 전부 기록으로 남기 시작했습니다. 보낼 사람의 명단과 보낼 수단과 보낼 시점을 고를 근거가 한꺼번에 생긴 셈입니다.

이 조건이 갖춰지자 비용 계산이 뒤집혔습니다. 페이지덱에서 광고로 한 팀을 가입시키는 데는 2만 원이 넘게 들지만, 같은 팀에게 메일을 한 통 더 보내는 데는 1원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 분기 회의에서 드러난 사실은 이랬습니다. 현우가 이번 달 신규 가입이 1,200팀이라고 보고하자 규원이 지난달에 들어온 1,100팀은 지금 어떠냐고 되물었고, 확인해 보니 그중 절반이 가입한 주 이후로 한 번도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광고비를 들여 문 앞까지 데려온 사람들이 안에서 조용히 사라지는데, 아무도 그들에게 말을 걸고 있지 않았습니다.

CRM 마케팅은 그 절반에게 말을 거는 일을 하나의 갈래로 세운 것입니다. 마케팅 안에서 검색과 콘텐츠와 광고가 우리를 모르는 사람을 데려오는 쪽이라면, 관계 갈래는 이미 이름과 연락처를 가진 사람을 다시 부르는 쪽입니다. 대상이 다르니 하는 말도 다릅니다. 앞쪽은 우리가 누구인지부터 말해야 하지만, 뒤쪽은 상대가 무엇을 하다 말았는지 알고 있어서 그 이야기부터 꺼냅니다. 이름에 붙은 CRM 은 고객 관계 관리를 줄인 말로, 회사가 고객과 주고받은 이력을 쌓아 두는 시스템을 가리킵니다. 그 이력을 근거로 메시지를 내보내는 활동이라 앞에 같은 세 글자가 붙었습니다.

분야 구성

이 갈래 아래에는 용어 열일곱 개가 있고, 메시지 한 통이 나가기까지 거치는 순서대로 다섯 묶음으로 갈립니다. 무엇을 언제 보낼지 짜는 설계, 무엇을 노리고 보내는지 정하는 목적, 어디로 보낼지 고르는 채널, 잘 갔는지 재는 지표, 보내도 되는지 확인하는 동의입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일이 어그러집니다. 동의를 마지막에 확인하면 이미 만든 캠페인을 통째로 버리게 됩니다.

설계는 메시지가 언제 어떤 모양으로 나갈지를 짜는 묶음입니다. 다섯 개가 있고, 무엇을 기준으로 발송 시점을 잡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1. 라이프사이클 마케팅 — 고객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기준으로 할 말을 정합니다. 가입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한 사람, 혼자 쓰는 사람, 팀을 초대해 쓰는 사람, 결제까지 한 사람에게 각각 다른 메일이 나갑니다. 같은 문구를 전원에게 보내면 이미 결제한 사람이 결제하라는 메일을 받습니다.
  2. 저니 — 조건과 분기로 이어진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 두고 사람마다 그 길을 따라 흘러가게 만듭니다. 첫 메일을 열지 않으면 3일 뒤 제목을 바꿔 다시 보내고, 열었는데 안 눌렀으면 다른 내용을 보내는 식으로 갈래가 뻗습니다.
  3. 트리거 메시지 — 정해 둔 행동이 일어난 바로 그때 자동으로 나가는 메시지입니다. 문서를 처음 공유한 순간, 결제가 실패한 순간, 무료 기간이 사흘 남은 순간이 발송 시점이 됩니다. 시점이 행동에 붙어 있어서 받는 쪽에는 광고가 아니라 안내로 읽힙니다.
  4. 드립 캠페인 — 정해진 간격으로 이어 보내는 묶음입니다. 가입 당일, 3일 뒤, 7일 뒤, 14일 뒤에 한 통씩 나가는 네 통짜리 안내가 전형입니다. 시점이 행동이 아니라 날짜에 걸려 있다는 점에서 트리거 메시지와 나뉩니다.
  5. 개인화 — 같은 캠페인 안에서도 사람마다 내용을 다르게 채웁니다. 이름을 넣는 수준부터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열어 본 문서 제목을 넣는 수준까지 폭이 넓습니다.

목적은 누구를 되돌리려는지에 따라 갈리는 묶음입니다. 둘 다 떠나가는 쪽을 다루지만 얼마나 멀리 갔느냐가 다릅니다. 윈백은 이미 떠난 고객을 다시 데려오려는 캠페인입니다. 해지했거나 결제를 끊은 사람이 대상이라 보통 할인이나 새로 생긴 기능을 앞세웁니다. 휴면 고객은 아직 떠나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활동이 없는 고객을 가리킵니다. 며칠부터 휴면으로 볼지는 제품이 정하는데, 매일 쓰는 도구라면 14일, 한 달에 몇 번 쓰는 도구라면 60일이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둘을 가르는 이유는 꺼낼 카드가 달라서입니다. 휴면 고객에게는 안 쓰고 지나간 기능 하나를 알려 주는 것으로 충분할 때가 많지만, 이미 떠난 고객은 떠난 이유가 해결됐다는 사실을 보여 주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습니다.

채널은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통로입니다. 넷이 있고, 상대가 지금 제품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로 크게 갈립니다.

  1. 이메일 마케팅 —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값싼 통로입니다. 길게 쓸 수 있고 기록이 남지만, 받은편지함에서 순서가 밀리면 며칠 뒤에야 열리거나 아예 안 열립니다.
  2. 앱 푸시 — 앱이 기기 잠금화면에 직접 띄우는 알림입니다. 즉시 눈에 들어오는 대신 귀찮게 하면 알림 자체를 꺼 버리고, 한 번 꺼진 알림은 되살릴 방법이 없습니다.
  3. 인앱 메시지 — 제품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에게 화면 위로 띄우는 안내입니다. 이미 쓰고 있는 사람만 보므로 도달 범위가 좁고, 대신 그 기능을 쓰려는 참에 뜨기 때문에 반응이 좋습니다.
  4. 알림톡 —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정보성 메시지입니다. 국내에서 열람률이 가장 높은 통로지만 광고성 내용은 원칙적으로 실을 수 없고, 정해진 서식을 미리 심사받아야 나갑니다.

지표는 보낸 결과를 읽는 숫자입니다. 넷이 있고, 메시지가 지나는 관문 순서대로 놓입니다. 도달률은 보낸 메일이 스팸함이 아니라 받은편지함에 닿은 비율입니다. 여기서 막히면 뒤의 숫자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픈율은 받은 사람 가운데 메일을 연 비율로, 제목과 보낸 사람 이름이 통했는지를 봅니다. 클릭률은 열어 본 사람 가운데 링크를 누른 비율로, 안에 들어갈 이유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수신거부율은 받고 나서 구독을 끊은 비율로, 보낸 횟수나 내용이 선을 넘었는지를 봅니다. 네 숫자를 따로 읽으면 엉뚱한 곳을 고치게 됩니다. 오픈율 40퍼센트에 클릭률 2퍼센트는 제목이 문제가 아니라 본문이 문제라는 뜻이고, 오픈율 5퍼센트에 수신거부율 3퍼센트는 아예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보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동의는 보내도 되는지를 다루는 묶음입니다. 둘이 있고, 동의를 받는 시점이 앞이냐 뒤냐로 갈립니다. 옵트인은 받겠다는 의사를 미리 확인한 사람에게만 보내는 방식이고, 옵트아웃은 일단 보내고 원치 않는 사람이 직접 빼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는 광고성 정보를 보내려면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실무에서는 옵트인이 기본값입니다. 여기가 다른 네 묶음과 다른 점은 잘못했을 때 돌아오는 것이 낮은 성과가 아니라 과태료라는 것입니다.

다섯 묶음은 한 줄로 이어집니다. 동의를 받아 둔 명단에서 목적에 맞는 사람을 골라내고, 설계가 언제 무엇을 보낼지 정하고, 채널이 그것을 실어 나르고, 지표가 결과를 돌려주면 그 값을 보고 다시 설계를 고칩니다. 한 칸이 비면 나머지가 헛돕니다. 지표를 안 보면 같은 메일을 1년 동안 보내게 되고, 설계 없이 채널만 있으면 전체 발송만 반복하게 됩니다.

실무 용례

"윈백 메일은 3개월 이상 안 들어온 팀만 골라서 보내죠. 전체 발송하면 수신거부만 늘어요."

대상을 좁히지 않으면 지금 잘 쓰고 있는 고객까지 떠나보낸다는 경고입니다.

"오픈율은 42퍼센트인데 클릭률이 2퍼센트예요. 제목은 먹히는데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뜻이죠."

고칠 곳이 제목이 아니라 본문과 링크 뒤의 화면이라는 진단입니다.

"이건 알림톡으로 못 나갑니다. 광고성이라 사전 동의받은 사람한테만 갑니다."

메시지 내용이 정보성 범위를 벗어났으니 채널과 대상을 다시 잡으라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일을 맡은 사람은 현우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에 지난주에 나간 메시지의 숫자를 정리해 옵니다. 지난달에는 무료 기간이 끝나기 사흘 전에 나가는 트리거 메시지 하나를 손봤습니다. 원래는 요금제 세 개를 나란히 보여 주는 내용이었는데, 그 팀이 그동안 만든 문서 수와 초대한 사람 수를 먼저 보여 주고 요금제를 그 아래 두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클릭률이 3퍼센트에서 9퍼센트로 올랐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지현과 부딪히는 일도 잦습니다. 현우가 새 기능을 알리는 인앱 메시지를 띄우자고 하면 지현은 그 주에 이미 세 개가 떠 있다고 막습니다. 제품 안에서 뜨는 안내는 마케팅의 자리이자 제품 화면이라, 한 주에 몇 개까지 띄울지를 둘이 같이 정해 두었습니다. 규원이 분기마다 확인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이쪽 매출이 광고보다 값싸게 나왔느냐입니다. 지난 분기에는 광고로 1억 원을 쓰는 동안 이쪽에서는 800만 원을 썼고, 결제로 이어진 건수는 광고 쪽이 더 많았지만 건당 비용은 이쪽이 12분의 1이었습니다.

흔한 오해

가장 흔한 오해는 이 일을 이메일을 보내는 일과 같은 말로 여기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가는 메시지 대부분이 메일이고, 팀 이름도 이메일 담당으로 불리는 회사가 많으니 그렇게 굳기 쉽습니다. 그런데 메일은 다섯 묶음 가운데 채널 한 칸에 들어가는 항목 하나입니다. 이 자리를 메일로만 좁혀 잡으면 누구에게 보낼지 고르는 목적과 언제 보낼지 정하는 설계가 통째로 빠진 채, 매주 전체 명단에 소식지를 한 통씩 보내는 일만 남습니다. 그렇게 여섯 달을 보내면 명단은 그대로인데 오픈율만 30퍼센트에서 12퍼센트로 내려앉고, 그때는 제목을 아무리 고쳐도 올라오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도구를 들이면 해결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자동화 도구 화면에는 조건 분기와 발송 예약이 이미 다 들어 있어서 계약만 하면 내일부터 돌아갈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도구가 묻는 첫 질문은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보낼 것이냐이고, 그 답은 도구 안에 없습니다. 어떤 행동을 한 사람을 묶을지, 며칠 뒤에 보낼지, 무슨 말을 할지는 제품을 아는 사람이 정해야 합니다. 이 답 없이 도구부터 들이면 대개 전체 발송 기능 하나만 쓰다가 1년 계약이 끝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가리키는가CRM 마케팅과의 차이
CRM고객과 주고받은 접촉 이력을 쌓아 두는 시스템데이터를 담아 두는 그릇입니다. 이쪽은 그 그릇에 담긴 것을 근거로 메시지를 내보내는 활동이라, 같은 세 글자를 쓰지만 하나는 도구이고 하나는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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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